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
개혁과 인구성장 장기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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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글로벌 장기 투자의 향후 해답은 남아시아에 있다는 진단이 제시돼 주목된다. 투자은행(IB)들은 그 중에서도 인구 3억9000만명을 보유한 남아시아 '트리오(Trio)',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7일 미국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모간스탠리와 HSBC, 이스트캐피탈 등의 분석을 인용해 남아시아 트리오는 급성장을 누리고 있고 많은 개혁들을 수용하고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인구배당효과(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현상)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 파키스탄: 테러 위험 후퇴, 중국의 투자 공세
분석에 따르면, 남아시아에서 변화의 선봉이라고 불리는 파키스탄은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5년 전 정권을 잡은 뒤부터 물가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허리띠를 졸라메고 예산적자와 경상적자를 줄였다. 무엇보다 군대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테러 위험이 감소했다.
중국측의 투자도 늘어났다. 중국 정부는 도로와 교통 그리고 에너지 프로젝트에 500억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소재와 에너지 관련 주식이 수혜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작년 12월 파키스탄 증권 거래소는 지분 40%를 중국 투자자 컨소시움에 매각한 바 있다.
대표 주가지수인 카라치(Karachi)지수도 MSCI(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탈)이 파키스탄을 신흥시장 지위로 격상함에 따라 작년 초 이후 50%나 상승했다. 이는 수백만달러의 패시브펀드 유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KSE 100 지수(Karachi Stock Exchange 100 Index)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2배를 넘어 2009년 말 이후 최고치를 가리키고 있다. 추가 상승 여지도 많다. 여전히 MSCI신흥시장지수 대비 15% 저렴하고 배당수익률도 4% 이상으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 방글라데시: 글로벌 의류 제조 거점으로 부상
모든 선진국이 고령화 추세로 생산성 둔화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방글라데시는 노동가능인구 증가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노동력 공급이 증가하는 잇점을 보고 글로벌 의류 회사들은 중국에서 방글라데시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
정부 역시 에너지 부족 해결과 제조업 강화를 위해 전력 공급 시설 확충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상황.
반면, 이같은 성장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주식 시장의 외국인 참여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투자자들의 눈길이 닿기만 하면 증시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HSBC에 따르면 외국인 비중은 다카지수(Dhaka stock index)의 시가총액의 2%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수의 PER은 15배로 역사적으로 매우 저렴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로 높은 편에 속한다.
◆ 스리랑카: 개혁 기대 가장 높아…IMF 충격은 불가피
스리랑카는 개혁 기대가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 적자로 인한 작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으로 단기적으로 경제가 둔화될 수 있으며 부가가치세 인상과 같은 정부의 예산 균형을 위한 개혁으로 소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정부는 국영 기업 민영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당장 성장세를 높일 수는 없더라도 거시환경을 더욱 지속가능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시적 성장 부진에도 관광산업은 외국인의 꾸준한 방문 덕분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양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남아시아 트리오 국가들에 대한 투자 위험 요인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외 제조업 되돌리기 압박과 유가 상승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위험요인이 얼마나 현실로 드러날지는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분석가들은 방글라데시의 경우 미국 정부의 압력을 상쇄할 정도로 임금이 저렴해 미국 기업들이 쉽사리 생산 거점을 옮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들 국가가 원유 수입국이긴 하나 엄청난 수의 남아시아 근로자들이 걸프 국가에서 근무하고 있어 유가 상승으로부터 임금 상승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