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교역 축소 아닌 미국 내 일자리"
[뉴스핌=김선엽 기자] 소시에테제네럴(SG)은 올해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변수는 달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근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우려로 달러가 약해졌지만, 미국이 재정정책을 확대할수록 달러화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SG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칼라 마커슨 경제리서치 부문 글로벌 대표는 "미국은 이미 부양책을 최대한도로 쓰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트럼프가 공격적인 부양에 추가로 나선다면,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에 나서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달러가 올해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달러가 강세로 갈 것이란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이유로는 첫째, 저유가에 따른 기저효과를 꼽았고 다음으로 중국이 과거처럼 디플레이션 동인의 역할을 못 할 것이란 점을 짚었다. 또 노동시장에서 고용이 타이트해지면서 미국에서 임금상승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달러 약세가 아니라는 점도 약달러 전망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오석태 SG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약달러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됐지만 트럼프가 약달러를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며 결국 펀더멘털 상 달러가 강세로 가면서 달러/원 환율은 지금보다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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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칼라 마커슨 (Michala Marcussen) 소시에테제네랄 경제 리처치 부문 글로벌 대표(사진 왼쪽) 및 오석태 한국 이코노미스트<사진=SG> |
트럼프 정책이 한국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선 교역축소보다 달러 강세를 더 우려했다.
미칼라 마커슨 대표는 "재정부양을 하면 달러가 강세로 가면서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아시아 국가들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며 "달러 강세는 달러부채를 가진 전 세계 기업과 국가에 모두 안 좋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럽 정치 상황과 관련해선 극우 정당들이 동시 집권하는 최악의 상황은 도래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모두 극우가 집권할 가능성은 있지만 확률은 매우 낮은 테일리스크"라며 "여론조사를 믿어야 하며 다만, 없는 확실성을 여론조사에 부여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선 다소 비관적 입장을 피력했다. 최근 2년 동안 저금리와 가계부채, 건설투자로 이어지는 부양책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이에 올해 GDP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또 추가적인 부양 압박에 의해 올해 12월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0.75%로 내릴 것이라고 봤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중립적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내릴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계부채에 의한 성장을 수출에 의한 성장으로 잘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