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지속 의문에 억대 임대료 부담 '고민'
"대안 건물 있다면 지점 이전도 고려"
[뉴스핌=박민선 기자] 내로라하는 실력파 PB들의 치열한 경쟁 현장, 서울 역삼동 강남 파이낸스센터(GFC). 초고액자산가(VVIP)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회사 10여곳의 PB센터가 한 곳에 모여 있어 어느새 WM시장의 최전방이라는 상징성으로 굳어진 건물이다.
움직이는 자산만 수십조원으로 '금융 백화점'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건물 내 어느 PB센터를 찾더라도 화려함과 깔끔함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느덧 입주 6~7년차에 들어선 이들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다. 바로 서울 시내 최고 수준의 임대료로 인해 매달 손익 기준을 맞추는 것마저 만만치 않다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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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 전경. <출처=GFC 홈페이지>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곳에 위치한 금융회사들이 관리하는 고객 자산은 대부분 1조원 안팎으로 각 사 전국 지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이 빌딩에 입주해 있는 PB센터는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신한은행 PB센터, 삼성증권 SNI, 한국투자증권 V프리빌리지,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미래에셋대우 WM센터, 씨티은행, 삼성생명 등으로 대부분 2010~2011년을 전후로 설립됐다.
역삼동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초고액자산가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구축한 금융사들에게 높은 접근성과 넓은 주차공간, 대규모 면적 등을 확보한 GFC는 모든 조건을 가장 잘 충족시켜준 적합지였다. 연면적 21만2379㎡, 지하 8층, 지상 45층의 초고층빌딩으로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연결돼 있으며 1300여대 수준의 주차 공간은 고객들의 편의 제공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
하지만 입점할 당시 대비 분위기는 한층 수그러든 게 사실. 초반 2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며 VVIP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던 각오와 달리 자산 규모 성장세가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고정비용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GFC의 월임대료는 평당 10만~11만원 수준이다.
한 금융사 GFC지점 임원은 "VVIP시장이 형성되던 당시에 GFC가 최전방이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면서 우르르 몰려드는 분위기였다"며 "대다수 금융사들이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 입점한 것은 향후 자산 규모 확대라는 비전 때문이었지만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기까지 고생이 말도 못하게 많았다"고 토로했다.
영업력 집중과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초기 대비 관리자산은 1.5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고착화된 VVIP 시장에서 앞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면서 지점 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실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통해 센터 일부를 축소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초기 디자인하면서 공간을 넓게 잡았던 건데, 불필요한 공간을 줄이고 지점 운용에 효율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미술품 대여료를 포함한 부대비용도 많지만 매달 억대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영업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금융사 GFC 임원도 "일평균 방문 고객 수가 5명 안팎에 불과해 운용 효율성만 놓고 보면 임대료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면서 "주변에 대안이 될 만한 건물이 있는지 알아봤지만 고층빌딩 가운데 이정도 주차공간이나 접근성을 확보한 곳이 마땅치 않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유지 중"이라고 털어놨다.
한 금융사 WM 담당 임원은 "VVIP시장에서 각 사가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지점 축소를 포함한 대안 논의가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