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증권사 자사 및 계열사 상품 추천비중 높아
자산관리서비스, 투자성향 진단부터 전체 자산 비중 체크까지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19일 오후 5시0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편집자주] 저금리 시대,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서비스 차별화를 내세우며 고객층 확대에 나섰지만 증권사 문을 두드린 고객들로선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차별점이 딱히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에 뉴스핌 증권부는 9월 8일부터 3영업일간 총 8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여의도 지점을 찾아 증권사별 전략 장단점을 꼼꼼이 살펴봤다. 투자 예상금액은 3000만원. 이에 대한 투자상담으로 각 사별 시장에 대한 뷰(view)와 추천상품, 영업행태, 자산관리상담 서비스의 미묘한 차이점 등을 분석해봤다. 물론 기자 신분은 알리지 않은 채 순수한 투자상담 고객으로서의 접근이었다.
[뉴스핌=박민선 우수연 기자] 각 증권사 지점에서 자산관리 상담에 소요된 시간은 각각 1시간 안팎.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상담을 요청하자 8개 증권사 중 5개사(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현대증권) PB들은 먼저 투자성향진단을 거친 뒤 이를 바탕으로 상담을 이어가는 세심함을 보였다.
◆ "우리가 최고"…자사 상품 추천 비중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와 자사 발행의 파생결합사채(ELB)를 중심으로 추천했다. 특히 해당 ELB는 신규 가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특판 사모형 상품이다. 리테일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이 7조원 규모로 확대된 자기자본을 활용해 내놓은 전략 상품의 일환으로 보인다.
먼저 각 PB들이 추천한 상품 가운데 자사 및 계열사 상품의 비중을 살펴봤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사 또는 계열사 상품 추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상품군으로는 각 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DLB)가 주를 이룬 가운데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중심으로 추천한 곳도 꽤 있었다.
한국투자증권도 계열사(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하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 펀드의 1개월 수익률(5.7%)이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추천 목록에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베트남 투자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 역시 계열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올셋 스마트인베스터 5.0 분할매수펀드'를 권했고, 삼성증권은 중국으로의 분산투자를 조언하면서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펀드'를 추천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모두 타사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신금투는 대한항공 ABS와 브라질채권 등으로 분산투자를 권했으며 하금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용 구조를 갖고 있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와 '하이W 공모주 에디션 펀드'를 추천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메리츠자산운용의 베트남펀드가 모집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년간 폐쇄형이라는 것이 단점"이라며 "원금손실을 감내할 수 있다면 좋은 주식 종목을 매집해놓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해 눈길을 끌었다.
◆ 자산관리서비스, 누가 잘하나
1억원 안팎의 금융자산에 대한 자산관리 조언도 구해봤다. 여기에서 각 사별 서비스의 차별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고객의 전체 자산비중을 고려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배분을 설명하며 적극적인 상담을 진행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전반적인 시황이나 상품 설명에 주력한 PB들도 있었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8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상담 서비스를 보였다. 전체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 전략,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주식 종목 투자와 관련해서 개별 종목의 수익률을 체크한 뒤 공시 사이트에 접속해 재무제표 보는 방법, 기업 투자시 고려해야 할 점 등에 대해 부가 설명을 곁들여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상담하는 데 집중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 세세한 설명을 덧붙여 투자자 이해를 돕는 측면에서 우월했다. 최대 얻을 수 있는 수익률에 대한 시나리오는 물론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제시하는 등 고객 입장에서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여지를 줬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현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비슷한 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다양한 ELS를 추천하는 등 자산배분을 통한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전략 서비스보다는 상품 위주의 설명이 주를 이뤘다. 다만 고객의 자산 규모와 종류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은 다소 부족해 보였다.
삼성증권은 자산 가입 현황을 살펴본 뒤 각 펀드별 운용전략의 특색을 설명, 장단기 투자 전략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담당 PB는 '메리츠코리아펀드'와 관련해 "수익률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운용 콘셉트가 가치투자인 만큼 긴 안 목으로 추가 매수하며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다양한 금융상품 추천이나 전체 포트폴리오에 대한 비중 조절 관련 조언은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하나금투는 현재 시황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면에서 탁월함으로 보였다. 해당 PB는 투자 자산의 비중을 확인한 뒤 추가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투자 시도를 권유함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쌓을 것을 조언하면서 헤지펀드, 연금저축, 재간접펀드 등 각 부분에서 성과가 우수한 상품들을 추천했다.
◆ 상품 설명 정확도 1등은?
증권사들의 추천 상품인 ELS, ELB, DLB 등은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해당 상품의 기본 구조는 물론 리스크 관련 내용에서도 꼼꼼히 설명하며 고객의 이해를 도왔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상담 시간의 상당 부분을 ELS 개념 설명에 쏟아부었을 정도로 ELS의 기본 개념부터 조기상환 방법, 낙인 구조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고객의 이해도를 중간중간 체크하며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줌으로써 처음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증권 역시 3페이지 분량의 '간이투자설명서'를 일일이 짚으며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미래에셋증권 PB도 투자자 입장에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형 펀드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설명해줬다. 담당 PB는 미국 댈러스라는 도시의 특성과 주변의 환경, 장기 임차하는 '스테이트팜'에 대한 설명은 물론 설정 후 실제 투자 기간과 환매 시도시 가능한 방법, 리스크 등 실질적 투자방법 관련 내용도 빠짐없이 제공했다.
NH투자증권은 차트와 함께 최근 글로벌 시황을 언급하면서 투자 배경을 설명했고,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추천했다. 시황을 먼저 설명하고 연결 상품을 제시해 투자자의 이해를 도왔다.
신금투는 환율이나 금리, 신용리스크 등 각 변수에 맞춰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여러 변수를 가정하다보니, 투자 초보자 입장에서는 쫓아가기 다소 어려울 듯한 부분도 적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우수연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