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통화…"니에토 대통령에 굴욕감 줘"
호주 총리에겐 "지금까지 최악".. 조율 시간 전에 끊어버려
[뉴스핌= 이홍규 기자] 최근 '반(反) 무슬림' 행정명령 등으로 논란을 불러 모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막말'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AP통신이 입수한 지난달 27일 트럼프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전화통화 발췌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니에토 대통령에게 "[멕시코에는] 수많은 나쁜놈들(bad homberes)이 있는데 당신들은 이들을 막기 위해 충분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내 생각에 당신네 군대는 겁을 먹었다. 우리 군대는 그렇지 않다. 미군을 보내 보호해 주겠다"고 말했다.
언급된 '나쁜놈들'이 마약 범죄 조직을 가리키는지, 아니면 이민자인지는 정확히 전화 발췌문을 통해 알 수 없었다. 니에토 대통령의 반응 역시 포함돼 있지 않았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AP통신은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자리에서 어떻게 외교를 수행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 때부터 잇단 막말 행보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백악관 대변인은 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양 정상 간 전화 통화는 미국과 멕시코에 국경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트럼프의 결정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멕시코 기자 역시 AP통신과 비슷한 내용의 트럼프 발언을 웹 사이트에 게시했다. 멕시코 기자들 대립적인 대화로 니에토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줬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멕시코 외교부는 이에 대해 "절대적인 허위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대화 내용에 관한 주장은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대화 어조는 건설적이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호주의 말콤 턴불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도 서슴지 않고 감정을 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턴불 총리와 대화를 "지금까지 최악의 통화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호주 총리와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예정이었으나 전화는 25분 만에 종료됐다.
주요 논의 주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재한 호주와 미국간 난민 협약이었다. 마누스 섬과 나우루 지역의 난민 재정착 문제가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나중에 호주로부터 1250명의 난민을 수용하되, '극도의 조사' 절차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는 턴불 총리에게 이 같은 절차에 대한 확인을 얻으려고 했을 때 재정착 합의는 "최악의 협상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은 미국과 호주 관계의 지속적인 유대와 친밀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