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규모 차입금이 '발목'…회사채 만기 다가오는 대성산업 '긴장'
[뉴스핌=방글 기자] 대성산업가스가 인수적격후보들과 주식매매계약(SPA) 사전 협상을 성공하지 못한 채 본입찰을 강행하면서 매각 불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오는 2일 대성산업가스 본입찰을 실시한다. 1월 중순 예정이던 당초 계획보다 2주 가량 미뤄진 것이다.
업계는 인수 가격에서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각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1조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대성산업가스의 지분을 가진 대성합동지주(32%)와 골드만삭스(68%)는 1조5000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
이 때문에 인수 적격후보로 선정된 글로벌 사모펀드(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MBK파트너스 등 3곳의 재무적투자자(FI)도 가격 문제로 주식매매계약(SPA) 사전 협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대성산업가스의 7000억원 규모 차입금이 가격조율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전망치 1200억원의 6배 수준이기 때문이다.
재무적투자자 입장에서는 채무 규모가 에비타의 4배만 넘어도 금융시장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 인수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하는 이유다.
대성합동지주 입장에서는 자회사인 대성산업의 4월 만기 회사채 상환을 위해 되도록 많은 돈을 받아야 한다. 대성산업은 오는 3월 943억원, 4월 1512억원 등 총 2455억원의 사모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1조5000억원은 받아도 여기서 대성산업가스의 차입금 7000억원을 제외한 8000억원만 몸값으로 받는다. 이 돈을 지분율 32:68로 골드만삭스와 나눠가지면 대성합동지주가 가져가는 돈은 2500억원이다. 정확히 대성산업의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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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통신> |
또한 인수 가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미국 에어프로덕트와 독일 린데 등 전략적투자자(SI) 두 곳이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매각 가격과 독과점 논란 가능성이 문제가 됐다.
대성 측 한 관계자는 “제값을 받고 팔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지연되는 것일 뿐”이라며 “당장 회사채 만기가 다가오는 만큼 불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성산업가스매각을 진행 중인 골드만삭스는 2일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달 중 매각 절차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