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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 퇴직이요? "제2의 인생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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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재채용 하나은행 오경창 장충동지점장 인터뷰

[뉴스핌=김연순 기자] 2017년 은행권에서 통상 임금피크 대상자는 1962년생(만 55세)이다. 100세 시대에 5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해당 업종에서 30년 넘게 쌓은 전문성을 가지고 한창 일할 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62년생(호랑이띠) 임금피크 대상자들은 임금피크제(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 혹은 희망퇴직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은행권에서 임금피크에 돌입한다는 건 퇴직을 의미한다. 100세 시대라지만 대부분 희망퇴직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임금피크 대상자로 퇴직한 후 6개월 만에 은행의 부름을 받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오경창(1961년생) 지점장을 하나은행 장충동지점에서 만났다. 그에게 37년간의 은행원 생활 이후 퇴직, 그리고 지점장으로의 복귀는 어떤 의미일까.

오경창 KEB하나은행 장충동지점장 /김학선 기자 

"'혼자 노는 법을 배워라' 선배들의 그 얘기가 처음엔 무슨 말인 지 몰랐습니다. 퇴직 후 MTB(산악자전거)를 취미로 삼아 시작한 부산, 목포, 4대강 종주, 첫 3개월은 좋았죠. 하지만 곧 외로움이 찾아오더군요. 빼곡했던 수첩 다이어리에 다음날 일정은 아무것도 없었고...그동안 함께 지냈던 그 많은 사람들(직원, 고객, 거래처, 동창 등)과 단절이 되고부터는 이게 아니구나. 혼자 노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 뭔가 스스로 내 길을 찾아야만 늙지 않고 가겠구나. 은퇴자 삶이란 게 이런 거였구나를 느꼈지요. 그리고 최근 전화 한통을 받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오경창 지점장은 지난해 7월 퇴직 후 올해 1월 중순 하나은행 퇴직지점장 재채용의 선택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성과가 우수한 퇴직 지점장 4명의 재채용이라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오 지점장도 그 중 한명이다. 물론 오 지점장은 잠실리센츠지점장, 강남지점장, 방이동지점장 등을 거치면 1~2년 안에 최상위권 지점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은행 재직 중 실적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은행에서 퇴직 은행원을 지점장으로 재채용한 적은 없었다. 은행권 최초 사례다.

오 지점장도 퇴직 후 여느 퇴직자처럼 사업 구상도 해봤다. 하지만 사업체질은 아닌듯해 업무 관련성이 있는 쪽으로 재취업을 알아봤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업무 중 미국 공인 선물중계사, 은행에서 할 수 있는 자산관리사 등 업무에 관련된 자격증이 많이 쌓여 퇴직하고도 많이 활용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재취업을 하더라고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쪽으로 가는게 가장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퇴직을 하고보니 그게 아무 소용이 없구나. 재취업은 경력이 단절돼서 새로운 걸 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요식업을 선택하거나 성공확률이 5~10%에 불과한 창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걸 깨달았죠."

오 지점장은 "은행에서 기회를 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37년간 은행에서 많은 혜택 뿐 아니라 조직의 보호를 받고 살아왔는데, 은퇴를 하고 이제는 은행에 갚아줘야 할 타이밍인데 돈까지 주고 일을 준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웠겠느냐"고 심경을 전했다.

다만 오 지점장은 퇴직 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불과 재취업 5일 만이다. 물론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평소 그가 좋아했던 문구, 모티브가 삶에 투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새벽 6시에 일어나다가 퇴직 후 10시, 11시에 일어나기도 했고 다시 6시에 눈이 떠지고 며칠만에 적응이 된 걸 보고 저도 놀랐습니다. 오랜 기간 행내 산악회장을 하면서 직원들을 챙기는 게 몸에 밴 것처럼 항상 즐겁게 일을 하려고 합니다. 또 그렇게 인생을 살다보니 스트레스를 잘 안받는 성격이기도 합니다(웃음)"

마지막으로 오 지점장은 제 2의 인생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아파트 보일러에서 따뜻하게 살다가 조직을 떠나 집 밖 영하 20도에 남겨진 느낌이란 닥쳐보기 전엔 와닿지가 않습니다. 나가보니 정말 조직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다시 들어왔으니 조직의 성장에 조금이나만 밀알이 되고 싶습니다."

오경창 KEB하나은행 장충동지점장 /김학선 기자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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