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상승 제한적?…투신 중심의 기관 매도세 확대
반도체株 업고 달린 IT레버리지
달러 인버스2X 수익률 '확' 올랐다
[뉴스핌=박민선 기자]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연초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상회하고 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 대비 불확실성이 크다는 쪽에 무게가 기울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2242억5560만원 규모의 ETF를 내다팔았다. 특히 이같은 매도세는 투신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동기간 투신권은 2169만주, 4180억원 규모를 순매도 하면서 대규모 물량을 내뱉었다. 전월 동기 기관이 1억3000만원 가량 사들인 것과 비교해보더라도 매도세가 확연히 짙어진 모습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ETF 매수세를 크게 확대했다. 12월 한달간 개인들의 ETF 매매 규모가 보합 수준이었지만 연초 이후 130억원 이상 매수에 나서며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초 이후 가장 좋은 수익률을 보인 ETF는 'TIGER 200IT 레버리지'였다. 이 ETF는 총 14.5% 상승하며 전체 가운데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포트폴리오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이 ETF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로 인한 성과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9.4%, 15.6% 수준의 상승을 기록 중이다. 수익률 상위에 자리한 ETF들의 면면은 최근 시장의 흐름을 한 눈에 읽을 수 있을 만큼 뚜렷한 흐름을 보였다.
이어 'TIGER 이머징마켓레버리지(합성H)', 'ARIRANG 차이나 H 레버리지(합성 H)', KODEX China H 레버리지(H)' 등은 홍콩항셍중국기업(H)지수가 최근 1만선 부근까지 회복한 영향으로 모두 8~13%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원자재 및 달러 관련 ETF들도 선전하며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금테크에 대한 수요 증가로 거래량이 확대되고 있는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8.55% 올랐고 'KODEX구리선물(H)'도 7.23% 수익률을 기록했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귀금속으로 연초 이후 매수 흐름이 보이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 불확실성과는 달리 인프라 지출 확대는 기대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관련 ETF는 환율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들이 단기적인 수익률 상승을 보였다.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KOSEF 미국달러선물인저스2X(합성)',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등이 모두 7%대 수익을 거두며 주춤해진 강달러 흐름의 틈을 탄 선전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