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할 일 아니다..향후 전망은 낙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달아올랐을 때 말을 아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만 선을 사상 처음으로 뚫고 오르자 입을 열었다.
멕시코 국경 지대의 장벽 건설 행정 명령을 포함해 굵직한 사안들로 일정이 빼곡하게 채워진 와중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훌륭해(Great!)’라며 반색한 것.
그는 대선 당시 뉴욕증시에 대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이 만들어낸 ‘거대하고 흉측한 버블’이라고 언성을 높인 바 있어 이날 반응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제 성장률을 최대 4%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을 뿐 펀더멘털 측면에서 아직 달라진 점은 없다는 지적이다.
월가의 반응은 지극히 차분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거대한 마디지수를 넘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흥분을 엿보기는 어려웠다.
투자은행(IB) 업계 전략가들의 간략한 코멘트가 전해졌을 뿐 향후 주가 향방이나 유망주 발굴, 2만 시대 전략 등을 제시한 투자 보고서는 쏟아지지 않았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오히려 ‘다우 2만’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월가 전문가들은 흥분할 일이 아니라는 데 입을 모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다우존스 2만선 돌파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90세가 된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마디 지수 돌파가 심리적인 측면에서 의미를 가질 뿐 펀더멘털 관점에서 축포를 터뜨릴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최근 주가 상승의 배경 역시 대선 직후 펼쳐진 랠리와 같은 맥락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일 뿐 실체 있는 모멘텀이 뒷받침된 결과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부 펀드매니저는 다우존스 지수가 포트폴리오 운용에 커다란 비중을 갖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것은 대형주로 구성된 S&P500 지수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다우존스 2만선 돌파로 인해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는 데 투자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버튼 마키엘 경제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포트폴리오 분산이 잘 이뤄진 투자자라면 다우 2만선 돌파를 이유로 새롭게 해야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JJ 키넌 TD 아메리트레이드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다우존스가 12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에게 갖는 중요성은 미미하다”며 “거의 모든 전문 투자자들의 운용 성과는 S&P500 지수를 잣대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다만, 주가 향방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확실성은 주식시장에 산소와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던 부분에 대해 행정명령 승인에 속도를 내고 있고, 경제 지표 역시 주가 상승에 버팀목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CMC 마켓의 콜린 시젠스키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변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복귀하면서 주식시장이 랠리를 재개했다”며 “기업 실적 호조 역시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다우존스 지수는 대선 이후 9% 가량 랠리했고, S&P500 지수는 7% 가까이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