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가 앵커브리핑에서 미켈란젤로의 ‘반항하는 노예’를 언급했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브리핑서 미켈란젤로 ‘반항하는 노예’ 언급…“최순실은 이해 못할 인간의 품격·민주주의의 품격”
[뉴스핌=정상호 기자]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가 민주주의의 품격에 대해 말했다.
25일 방송한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는 김기춘과 최순실에게 일침을 가하는 손석희 앵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프랑스 루브루 박물관에 전시된 미켈란젤로의 ‘반항하는 노예’를 보여주며 “1983년 당시 서른을 갓 넘긴 청년은 작품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마음속에서 뭐라 이름하기 어려운 광풍이 소용돌이쳐 도무지 진정할 줄 모른다. ‘노예’는 나의 형인 것이다. 나는 그것을 감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 청년의 이름은 서경식. 그의 두 형은 1971년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돼서 12년째 복역 중이었다. 청년의 눈에는 차가운 독방에 갇힌 형들의 모습과 이 작품이 겹쳐 보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석희 앵커는 “평범한 시민을 하루아침에 간첩으로 만들었던 수많은 조작 사건은 이후로도 독재 통치 수단으로 이용돼서 수없이 되풀이됐다.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 누군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말하는 그때의 가해자들. 그중 한 명은 1975년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시절에 유학생 간첩단 사건을 총지휘한 인물이었다. 역사의 으슥한 골목마다 빠짐없이 이름을 올려왔던 사람”이라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언급했다.
손석희 앵커는 “법의 지배자라는 오랜 명성답게 처벌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만큼은 단단하고 촘촘하게 짜인 그물망 앞에서 결국 그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거다. 공교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들이 오래 가둬뒀던 그 반항하는 노예들이 남겨준 혜택을 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 서준석 씨를 비롯한 인권 운동가들의 노력으로 인해서 사복을 입은 채로 조사를 받고 난방이 가능한 구치소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손석희 앵커는 또 “그들의 뒤를 이어 구치소로 들어올 사람이 누구이든, 심지어 가해자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권은 지켜져야 하는 것. 그건 공작 정치의 피해자들이 보여준 품격이다. 유신 헌법의 설계자이며 법의 지배자라 불린 누군가는, 그리고 이제 와 난데없이 민주주의를 입에 올린 그 누군가는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법을 초월한 인간의 품격. 포기하지 않고, 반항하는 노예들이 만들어낸 법 따윈 없어서 얼마든 살아갈 수 있는 평범한 시민들이 만들어낸 민주주의의 품격”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