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기하던 특검, 결국 구속영장 청구
재계 "도주 가능성 없다...구속 명분 없어"
"사안의 중대성 참작" vs "무죄추정의 원직" 팽팽
두가지 변수...'영장 기각' 또는 '보석청구 인용'
[뉴스핌=김범준 기자] '삼성 뇌물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특검은 "사건의 중대성을 검토하다 보니 결론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과 불구속 사이에서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박근혜 대통령 비위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갖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지난 12일 특검은 이 부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로 특검에 소환해 22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펼치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저녁으로 '짜장면'을 먹었다(조사에서 관련 내용 다 불었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오전 이 부회장이 귀가하고, 특검은 15일까지 영장 방침을 결정한다고 했다,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5일이 되자 "그동안 제기됐던 모든 사정을 고려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16일 이 부회장을 포함, 앞서 조사한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장충기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사장 등도 처벌 여부를 함께 결정할 것"이라고 또 한발 물러섰다.
재계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법리적 정당성이 약한 데다 경제적 후폭풍도 막대해 구속수사는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룹 경영을 책임지는 총수의 입장에서 사실상 도주 우려 등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주장한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두고 상반된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참작해 이 부회장을 구속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증거인멸·도주 우려 등의 가능성이 낮아 구속영장이 발부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우선 법리적으로 살펴보면, 헌법에서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상 불구속 수사와 기소·재판이 원칙이다.
반면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수사와 재판을 용이하게 하고, 유죄의 판결이 날 경우 형의 집행을 확보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미리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
하지만 사전 구속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대비해 현행 형소법은 구속된 피고인이 재판 확정 전 임시로 석방될 수 있는 보석제도(保釋制度)를 둠으로써 예외도 인정하고 있다.
보석의 청구가 있으면 법원은 범죄의 종류·전과유무·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 주거의 확실성 등을 고려해 보석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 공여죄' 입증을 자신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향후 '구속영장 기각' 또는 '보석청구 인용'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법원에 달려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뇌물죄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