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A는 늘고 중국내 기업간 M&A는 줄어
[편집자] 이 기사는 1월 12일 오후 5시3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백진규 기자] 지난해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2254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해외 자본유출을 억제하고 있지만 위안화 약세에 따른 국내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기업들이 해외 자산 사냥에 열을 올렸기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 M&A 대국임을 재확인했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합병 규모는 2254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도인 2015년 1020억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 M&A업무를 담당하는 중국 투자은행(IB) 수익도 88억달러로 전년비 26% 늘었다. 차이나머니는 전세계 투자은행 거래의 11.9%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가전소비재 기계설비 등 제조업 분야 M&A가 많았다. 기존에는 해외 광물자원 및 중공업 생산기지 확보를 위한 M&A 위주였으나, 2015년 이후로는 IT 문화 체육 등 투자 분야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또한 벤처캐피털(VC) 등 초기투자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에서의 인수합병 금액이 전년비 3배 증가한 99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북미지역이 688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해외 M&A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중국 기업은 중국화공(中國化工, 켐차이나)이다. 국영화학업체 중국화공은 2016년 2월 스위스의 종자기업 신젠타를 469억달러에 인수했다. 단일 해외 M&A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또한 중국화공이 주도한 컨소시엄은 2016년 1월 독일 화학공정설비 제조업체 크라우스마파이(KraussMaffei)그룹을 9억2500만유로에 인수하기도 했다.
◆위안화 약세에 해외투자수요 증가...국내 M&A는 줄어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이 위안화 약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해외 자산에 분산투자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부터 중국 전문가들은 위안화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기업들의 자본유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왔다. 2016년 한 해 위안화 환율은 6.67% 평가절하됐다.
일례로 해외 M&A는 급증한 반면, 중국 내 M&A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국내 M&A 규모는 4472억달러로 2015년 6222억달러에 비해 28%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국에선 시중에 유동성은 넘쳐나지만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시장 부진과 실물경제 침체로 자금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즈찬황(資產荒 자산황) 현상이 발생했고, 결국 국내에선 대도시 부동산 가격만 폭등했다.
국내 유동성은 늘어난 반면, 외환보유액은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금융당국이 환율안정과 외환보유액 유지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105억달러로 1년 새 10%나 감소했다.
해외 인수합병을 통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자 중국 금융당국은 2016년 하반기부터 해외 인수합병 사전심사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때문에 올해는 중국의 해외 M&A열풍이 다소 주춤해질 전망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중국의 해외 M&A규모는 2016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줄어들 것”이라며 “해외 인수합병 사전심사제한과 외환거래심사로 인해 M&A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장기적인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해외 M&A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홍콩 투자회사 노아홀딩스(Noah Holdings)는 “글로벌 자산 대비 중국 자산 가격이 고평가 돼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해외 우수기업 인수를 통해 본토 시장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