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포인트 차이에 부채 10조 증가...개편 늦어질 듯
[뉴스핌=김승동 기자] 새국제회계기준인 IFRS17 관련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제도 개편안 결정이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LAT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할인율’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IFRS17 연착륙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LAT 개정안 시행이 암초에 걸렸다. 지난해 4월 금감원은 보험부채 시가평가 할인율 현실화를 위한 LAT 개정안 공개협의안을 발표, 지난해 말까지 제도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할인율을 놓고 금감원과 금융위의 온도차가 심해 빨라야 1분기에 제도 개편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시장무위험수익률(20년 만기 국고채금리 등)에 유동성프리미엄을 얹어 2.5%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보험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부채는 3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보험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의 부채 증가만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한다.
반면 금융위는 3.5% 정도를 적용한 후 단계별로 할인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적용 초기에는 부채 증가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수익을 가용자본으로 구분, 늘어나는 부채에 대응할 수 있다. 즉 LAT 개정 초기부터 보험사의 부담을 크게 늘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2013년 도입된 LAT제도는 2021년 IFRS17 도입에 따른 부채시가평가에 앞서 일정 할인율을 적용해 미래의 현금유출입을 계산, 적정 적립금을 쌓도록 한 제도다.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보험사가 추가로 쌓아야하는 부채가 커진다. 적용 할인율 1.0%포인트 차이면 보험사가 준비해야 할 부채가 많게는 10조원 이상 변경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입장처럼 2.5%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지급여력비율이 가장 높은 삼성생명조차 증가하는 부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소형사 대부분은 지급여력비율이 100% 이하로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감독회계 기준을 조정하면서 보험사를 압박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시장금리도 상승하고 있어 금감원의 입장처럼 2%대의 낮은 할인율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지난해 7월 평균 1.482%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해 1월 평균 2.155%를 기록하고 있다. 6개월 만에 약 0.7%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감원의 입장은 보험업계와 다르다. IFRS17 도입은 예정된 일이며, 이에 따라 처음부터 낮은 할인율을 적용해 보험업계에 경각심을 높이는 동시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장기저금리 추세는 변함이 없어 낮은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가 LAT 개정안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개정안 세부 내용에 약간의 의견 차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