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차은택 송성각 안종범 진술조서 공개
차·송 지분강탈 공모에 안 전 수석 깊숙이 개입
"朴, 안종범 통해 권오준에게 잘 살피라고 전달"
차은택-송성각 강요혐의 부인
[뉴스핌=이성웅 기자]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비호 아래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최순실 등 사건의 2차 공판을 열고, 차 전 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의 강요 미수 혐의 등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검찰은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 안종범 전 정책조정 수석 등의 진술조서를 공개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차씨 일당이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취했는가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은 지난 2015년 포레카 인수를 준비하던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를 압박해 지분 매수를 포기할 것을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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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 국정농단에 연루 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앞줄 왼쪽),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앞줄 가운데),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앞줄 오른쪽), 김경태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대표(뒷줄 오른쪽),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뒷줄 오른쪽 세번째)등이 1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검찰이 이날 공개한 안 전 수석의 피의자 진술조서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5년 9월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당시에도 안 전 수석에게 포레카 매각 상황을 살피라고 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지시를 내린 사실 등이 포함돼 있다.
안 전 수석은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가 또다시 대기업(롯데)로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잘 살피라는 지시가 있었다"라며 "권오준 회장과 포레카 사장한테도 잘 살펴보라고 하라고 했다"라고 진술했다.
특히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보고서까지 만들어 매각 진행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안 전 수석의 보고서에 따르면 "컴투게더 측에 각종 자료 요구했으나 자료제출 거부하고 있음. 조속히 원상복귀 추진 예정"이라고 기재돼 있다.
또 '강하게 압박하고 동시에 광고물량 제한 조치'라는 문구까지 손글씨로 기재돼 있어, 청와대 수준에서 한 대표에 대한 압박책까지 강구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검찰은 또 안 전 수석이 또다른 피고인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서 김 전 대표는 "권 회장에게 매각하지 않도록 지시하는 것, 그 쪽(컴투게더)이 매입대금을 준비하지 못하게 하는 등, 수석님께서 권 회장에게 지시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한상규 대표는 송 전 원장에게 "누군가가 내 지분을 뺐으려 한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검찰이 공개한 대화록에선 향후 송 전 원장도 한 대표에게 "윗선에서 봤을 땐 형님(한 대표)이 양아치 짓을 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컴투게더를 세무조사해서 없애라까지 얘기하고 있다"고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차 전 단장 측은 검찰이 기소한 사실 중 아프리카픽쳐스 공금 횡령 부분 외에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송 전 원장 측 역시 포레카 관련 혐의와 함께 기소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