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달러 강세 긍정적…달러 부채 적어"
"기업 이익 6% 증가…배당률 여타 신흥국의 약 2배"
[뉴스핌= 이홍규 기자] 프랭클린템플턴이 내년 유망한 신흥국 투자처로 중동을 지목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가 상승을 배경으로 내년 중동 지역이 다른 신흥국보다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프랭클린템플턴의 바셀 카타운(Bassel Khatoun) 중동·북아프리카 주식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카타운 CIO가 운용하는 중동 펀드는 지난 3개월 간 4%의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신흥국 증시(이하 MSCI 신흥시장지수 기준)가 손실을 본 것과 대조적이다.
카타운 CIO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중동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달러 표시 부채는 적은 데 반해 금리 인상에 따른 특정 업종의 수혜와 자산 가치 매력 증대가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그는 "달러 강세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본다. 중동 지역은 부채가 많지 않다. 특히 달러화 표시 부채가 그렇다. 따라서 터키, 아르헨티나, 인도와 같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할 때 (달러 강세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달러에 묶여있는 자산군을 매입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중동은 매우 매력적이다. 은행 같은 업종은 금리 인상 환경에 수혜를 입고 있다. 수익성이 매우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주요 중동 국가 주가 수익률 <자료=블룸버그통신> |
달러화 강세로 주식이 비싸게 거래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기업 성장세와 배당 수익을 고려하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카타운 CIO는 "중동 벤치마크 지수들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약 11.8배로 신흥국 평균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내년 기업 이익은 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배당 수익률은 평균 4.5%로 신흥국 2.5%보다 훨씬 높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하면 중동에 투자하는 것이 꽤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중동 국가들의 페그제 폐지 위험에 대해선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은 미국 달러에 환율을 고정시킨 페그제를 운용하고 있다.
"페그제 폐지 테마가 내년 관심을 받게 될 것이지만, 이들은 35년 째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고 높은 부채와 저유가를 겪던 시기에도 이를 유지했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주요 수출 품목이 달러화로 거래되는 석유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중동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해선 MSCI 지수 편입과 인프라 변화 등이 기대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카타운 CIO는 "내년 상반기 사우디의 커다란 진전으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정부가 약속한 인프라 변화의 실행이다"며 "여기에는 증권대금동시결제, T+2 결제(매매일로부터 2거래일 째 되는날에 결제), 공매도 도입 등이 포함된다. 이는 매우 중요한 단계다"고 평가했다.
또 "중동이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인데, MSCI 신흥지수에 사우디가 포함되면 3%를 차지하게 된다. 또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로 3%가 추가로 늘 수 있다. 그러면 사우디는 MSCI 신흥지수에서 6%를 차지하게 된다"며 "지수 편입 전에 자금이 유입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사우디가 변화를 일찍 구현하면 할수록, 투자자들을 더 일찍 끌어들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