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함 남중국해서 미국 수중드론 나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다우존스 지수가 2만 선을 넘지 못한 채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뒷심을 내지 못하고 완만한 내림세로 돌아섰다.
중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미국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 이후 주가가 크고 작은 악재와 경고를 외면하고 수직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근본적인 악재라기보다 조정의 ‘핑계’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8.83포인트(0.04%) 떨어진 1만9842.41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3.96포인트(0.18%) 내린 2258.0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9.69포인트(0.36%) 하락한 5437.16에 거래됐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활동 중이던 정보수집용 미국 무인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 이에 대해 미국 펜타곤 측은 중국에 인도를 요청한 상황이다.
대선 이후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을 중심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된 가운데 예기치 않은 소식이 주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움직임보다 다우존스 지수 2만 선을 눈앞에 둔 데 따른 부담이 약세장의 주요인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캐런 카바노프 보야 파이낸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련된 부정적인 헤드라인은 투자 심리에 악재”라며 “대선 이후 리스크 요인이 전무한 것처럼 움직였던 증시가 중국 소식에 반영한 점이 흥미롭다”고 전했다.
컨버젝스의 피터 콜만 트레이딩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미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투자자들이 ‘팔자’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키넌 전략가는 “거래가 한산한 상황에 불거진 악재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한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트럼프 랠리의 모멘텀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의견과 상승 열기가 꺾이고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함께 대선 이후 랠리의 지속 여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 이행과 실질적인 성장률 개선에 달렸다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공통된 의견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및 내년 통화정책 예고에 따른 파장은 주춤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bp 이내로 하락했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5bp 내렸다.
달러화도 완만하게 떨어졌다.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0.2% 내린 가운데 달러 인덱스는 장중 0.16% 하락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 상승하며 배럴당 51.90달러에 마감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주택 착공이 연율 기준 109만건으로 전월 대비 18.7% 급감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23만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종목별로는 최근 다우존스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골드만 삭스가 1.6% 내렸고, 오라클은 실적 부진으로 4%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