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우병우 전담하며 특검보 준한 수사권한
'국정원 댓글 사건'서 보여준 강직함에다
선후배간 가교 역할 할 수 있는 서열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본 수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영수 특검 만큼 주목받는 인물이 윤석열 검사다.
수사팀장직을 맡고 있는 윤석열 검사는 특검 내부에서도 중요인물이다. 수사력이나 내부 관계뿐만 아니라 윤 검사가 이번 특검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15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수사팀장은 대변인직을 맡은 나를 대신해 특검 내 수사팀 4개 중 1개 팀의 장을 맡았다"라고 밝혔다.
특검팀 업무분장이 공식발표되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윤석열 검사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를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윤석열 검사가 특검보에 준한 지위와 권한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특검법상 수사팀장이라는 직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최순실 특검법'에 등장하는 직책은 ▲특별검사 ▲특별검사보 ▲파견검사 ▲파견공무원 ▲특별수사관(변호사) 5가지다. 엄밀히 따지자면 윤석열 수사팀장은 현직 검사의 한명으로서 파견검사 20인에 포함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칠 박영수 특검의 윤석열 수사팀장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박영수 특검은 임명 직후 특검보 임명보다 앞서 윤석열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파견해 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박 특검이 당시 "윤 검사의 사양에도 내가 강하게 권유했다"라며 "윤 검사는 끈기 있고 똑똑한 검사다"라고 평했을 정도다.
이렇듯 박영수 특검이 없는 직함까지 만들어가며 윤 검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윤 검사가 과거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에서 보여줬던 검사로서의 강직함이 이번 특검에서 추구하는 방향성과 부합한다는 평가다.
윤 검사는 당시 사건에서 특별수사팀장을 맡았었지만, 지난 2013년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외압을 받아 제대로 된 수사가 불가능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후 '보복성 인사'라는 말을 들으며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등으로 자리를 옮겨 다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조직에서 할 일이 있다"라는 말을 남기며 묵묵히 검사직을 수행했다. 이후 그에게는 '음지의 스타검사'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다녔다.
이는 박영수 특검이 당초 '지위고하나 정치적 상황에 상관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던 부분과 궤를 같이한다.
다른 하나는 윤 검사가 특검 내부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윤 검사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전체 파견검사 20명 중 가장 선임이다. 반면 박영수 특검(10기)과 박충근(17기)·양재식(21기)·이규철(22기)·이용복(18기) 특검보들에 비하면 후배다.
때문에 윤 검사가 특검보와 후배검사들 사이에서 의견조율이나 파견검사 업무지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 특검 관계자도 "윤 검사는 수석검사로서 독자적인 업무도 맡을 것이며 특검보와 파견검사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윤석열 검사에 대해 "다들 알다시피 윤 검사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라며 "다만, (업무분장에서 특검보에 준하는 역할을 맡은 것은) 예상하고 영입했다기보단 상황에 따라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