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ㆍ애플에 현대차까지 자율주행차 시동…현대차 12년만에 전면파업
수입차 첫 역주행…벤츠 7년 만에 1위 탈환
[뉴스핌=김기락 기자] 올해 자동차 산업은 현대자동차의 내수 부진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으로 인해 기나긴 침체기를 보냈다. 어려움 속에서도 소형SUV 시장은 ‘철옹성’처럼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고,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등이 고급 중형차 시대를 열었다. 11월에 국내 출시된 신형 그랜저는 우울한 현대차의 실적을 한방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수입차 업계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시장을 독주했다. 특히 벤츠는 신형 E클래스와 SUV 선전에 따라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BMW를 12년 만에 제칠 전망이다.
또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비롯해 구글, 애플 등이 개발에 속도를 내는 자율주행자동차도 올해가 대중화의 원년이 됐다. 병신년(丙申年)을 보름 앞둔 시점에서 뉴스핌이 ‘2016년 자동차 7대 뉴스’를 선정했다.
1. 구글ㆍ벤츠에 현대차까지…자율주행차 시동
올해는 자동차 스스로 가감속을 하고, 방향을 바꾸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원년이 됐다. 구글에 이어 애플도 최근 자율주행차 개발을 첫 공식화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 및 양산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G80과 지난달 출시된 신형 그랜저에도 부분 자율기능주행이 탑재됐다. 르노삼성차 SM6, 쌍용차 티볼리 등에도 적용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기아차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통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강화하고 있다.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 클래스와 BMW 5 시리즈 등에도 탑재됐다.
2. 현대차 12년 만에 전면파업…2년 연속 후진
현대차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총 24차례 파업했다. 노조의 전면파업은 12년 만이다. 이로 인해 생산차질 14만여대, 매출 손실은 3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파업 손실이 3조원을 넘어선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현대차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인 3조1042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협력사 피해도 막대했다. 현대차 1차 부품협력사인 300여사의 손실액은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수출 차질은 7만9000여대, 11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2009년 8월 이후 최대의 수출 감소폭(-24%)이다. 현대차 수익성은 매년 하락세다. 2012년 영업이익률은 10%를 기점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6.9%로 떨어졌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6%이다.
3. 소형SUV 시장은 ‘철옹성’
올해 소형SUV 시장이 철옹성처럼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들어 11월까지 쌍용차 티볼리는 5만1322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세를 보이며 소형SUV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티볼리는 지난해 1월 출시 후, 2년이 다 되가는데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티볼리에 이어 기아차 니로는 지난 3월말 출시 후 11월까지 1만7081대 팔려 2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차 QM3는 올들어 11월까지 1만3305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38% 쪼그라들었다.
시장조사전문업체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소형SUV 시장은 2012년 720만대에서 오는 2018년 11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각각 소형SUV를 출시하며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4. 포터, 경제 불황에 올해 베스트셀링카 ‘유력’
올해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포터가 베스트셀링카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베스트셀링카를 독식해 온 아반떼, 쏘나타 등 판매가 부진하면서 포터가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터는 올들어 11월까지 8만6977대 판매, 아반떼의 8만6005대를 972대 차이로 앞질렀다. 포터는 주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업무용차로, 경제 불황의 지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많이 팔릴수록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다. 올해는 포터마저 판매량이 작년 보다 떨어져 경제 불황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5. 수입차, 10년 만에 역주행…벤츠는 7년만에 1위 탈환
한국에서 고공성장해온 수입차 시장이 올해 첫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0만5162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10%대 성장률을 거듭한 수입차 시장 규모가 2009년 이후 7년 만에 역신장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시장 감소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인한 인증 취소 및 신차 판매 중지 등 여파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BMW를 밀어내고 국내 수입차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협회의 신규 등록 현황 집계 결과, 올들어 11월까지 벤츠는 5만718대 판매, 4만2625대 판매한 BMW를 눌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벤츠가 12년 만에 BMW를 추월할 전망이다. 올들어 10월까지 벤츠는 전 세계 171만여대, BMW는 164만여대를 판매했다. 벤츠가 전년 동기 대비 11% 판매량이 증가하는 동안 BMW는 5% 증가에 머물렀다.
6. 고급 중형세단 전성시대…SM6ㆍ말리부 돌풍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은 올해 중형차로 재미를 봤다. 르노삼성차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SM6가 시장에 적중하면서 당초 올해 목표로 세운 5만대 판매를 지난달 돌파했다. 이로써 SM6는 르노삼성차 내수 전체 판매의 약 50%를 차지하는 간판 차종으로 부상했다.
SM6 출시 이후 선보인 한국지엠의 쉐보레 말리부도 4월부터 11월까지 3만2504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00%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양사의 중형차 선전으로 인해 직접 경쟁하는 쏘나타는 올해 1~11월 21% 감소한 7만5946대에 그치게 됐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도 지난달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며 세단 경쟁에 나섰다. 중형차 보다 차 크기와 가격이 높은 준대형차임에도 불구,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달 2일 하루 만에 1만5973대 사전계약대수를 기록하며 지난 2009년 YF쏘나타의 1만827대의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3일 마감 기준, 총 누적계약대수는 4만대에 달한다.
7. 디젤게이트 폭스바겐 퇴출
지난해 10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환경부는 지난 8월 국내 판매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32개 차종(80개 모델)에 대해 인증 취소 처분을 내렸다. 폭스바겐 주요 차종인 골프, 티구안 등을 비롯해 아우디 일부 차종 등 8만3000대 규모다.
또 지난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에 따른 12만6000대를 더하면 20만9000대의 인증이 취소된 것이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은 올들어 11월까지 1만3178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60% 주저앉았고, 아우디도 44% 빠진 1만6482대 판매에 그쳤다. 팔 수 있는 차가 줄어든 탓에 ‘자연’ 퇴출된 셈이다.
환경부는 연내 폭스바겐 리콜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리콜 관련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는 등 지연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주요국에선 폭스바겐 리콜이 시작됐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리콜 지연에 따른 소비자 불만과 대기 환경 악화, 수입차 시장 침체 등 책임이 환경부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