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하루 앞두고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ECB가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자산매입프로그램을 내년 9월까지 연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월 800억 유로의 자산매입 규모도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이미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연장을 가격에 반영한 시장은 ECB가 내년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tapering)에 나설 것인지로 관심이 옮길 것으로 보인다.
ABN암로는 7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ECB가 자산매입프로그램을 2017년 9월까지 같은 속도로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금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가진 2년 만기 미만의 자산을 매입할 수 없다는 제한도 없앨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
지난 10월 통화정책회의 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2월에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혀 이달 회의에서 자산매입프로그램의 향방이 결정될 것을 시사했다. 10월 회의 전 시장에서는 ECB가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이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CB가 현재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물가다. ECB는 인플레이션율을 목표치인 2%로 상승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는 한편 월 800억 유로의 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자금을 풀고 있지만,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 상승세는 더디기만 하다.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는 전년 대비 0.6% 상승에 그쳤다.
드라기 총재는 스페인 언론사 엘 파이스(El Pai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7년간의 많은 위기에도 ECB는 유럽 경제를 목표치를 향해 조종하고 있고 2018~2019년 인플레이션율이 2%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이사벨 마테오스 전략가는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연장”이라면서도 “ECB가 시장을 실망하게 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ECB가 현재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연장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시장은 다시 테이퍼링 시점으로 시선을 돌릴 전망이다.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잭 켈리 머니 매니저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하고 현재 규모를 유지하더라도 시장의 욕구를 만족시키긴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은 곧바로 내년과 테이퍼링 전망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3% 오른 1.0742달러를 기록 중이며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9bp(1bp=0.01%포인트) 하락한 0.346%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