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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
[뉴스핌=양진영 기자] MBC 드라마가 굴욕의 늪에 빠졌다. 연간 두 차례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낸 KBS, SBS와 달리 MBC는 일명 대박작을 내는 데 실패했다. 다수의 작품이 시청률의 늪에 빠지면서 연말 '대상감'을 점치기조차 쉽지 않다.
MBC의 위기는 상반기 KBS에서 '태양의 후예'를 터뜨리면서부터 감지됐다. KBS에서는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 이후에도 하반기 박보검, 김유정의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상하반기 뚜렷한 흥행을 기록했다. 이 여파는 경쟁작인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과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 고스란히 미쳤다.
하반기에도 MBC의 운은 트이지 않았다. 7월부터 9월까지 방영된 이종석, 한효주 주연의 'W(더블유)'가 수목드라마 동시간대 1위로 체면치레를 했지만 이후 월화, 수목드라마가 10% 내외의 시청률을 보이며 타방송사와 비교할 만한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 마지막 라인업인 '불야성', '역도요정 김복주'마저 한자릿수 시청률로 위기를 맞고 있다.
◆ KBS에는 '태양의 후예·구르미', SBS엔 '김사부·푸른 바다의 전설'…MBC 대박 실종
지난 4월까지 방송된 '태양의 후예'가 30%를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끄는 동안 MBC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3-4%의 시청률로 고전했다. 다행히 9%대로 종영하긴 했지만, '태양의 후예'에 주도권을 단단히 빼앗겼다.
'몬스터', '캐리어를 끄는 여자'로 이어진 월화드라마 라인업에서도 KBS에 뒤졌다. KBS 하반기 '구르미 그린 달빛'이 20% 이상의 시청률로 승승장구했지만 MBC의 두 작품은 10%대 내외의 성적을 유지했다. 동시간대 2위로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태양의 후예, 구르미'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는 데 실패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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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SBS> |
그런가하면 SBS는 하반기 제대로 물을 만났다. 상반기 다소 저조했던 드라마 성적을 현재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로 만회했다.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 주연의 '낭만닥터 김사부'는 최신 회차에서 22.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동시에 수목드라마에서도 SBS가 독주하고 있다. 전지현, 이민호 주연의 '푸른 바다의 전설'은 첫방송부터 16%가 넘는 시청률로 독보적인 승기를 잡았고 현재는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시간대 방영 중인 MBC 경쟁작 '역도요정 김복주'는 이에 한참 못 미친다. 결과적으로 연간 지상파 3사의 드라마 경쟁에서 MBC가 최하위에 머무른 셈이다.
◆ 최후의 라인업 '김복주·불야성'도 위기…대상감이 없다
연말이 다가오지만 MBC의 불운은 가시질 않는다. 주중 드라마는 물론이고 주말 드라마까지도 올해 뚜렷한 대박작을 꼽기 어려운 것이 현실.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불야성'은 이요원과 유이, 진구 트리오가 활약 중임에도 6.6%로 출발해 현재 5%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사부'에 무려 1/4토막 난 수치로 제대로 밀리는 모양새다.
'역도요정 김복주'의 상태도 심각하다. SBS '푸른 바다의 전설'과 동시 첫방송 여파로 3%대의 굴욕적인 출발을 보였다. 6회까지 방영된 현재도 4.6%대로 좀처럼 시청률 반등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경쟁작인 '푸른 바다의 전설'이 18.9%로 독주 중인데다 KBS '오 마이 금비'의 5%에도 미치지 못해 상황은 더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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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MBC 연기대상 후보로 점쳐지는 이종석, 진세연, 김소연 <사진=뉴스핌DB, 나무엑터스> |
심지어 주말드라마에서도 MBC는 올해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가화만사성'과 '옥중화'가 20%가 넘는 성공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사랑받았던 '내 딸 금사월'과 '여자를 울려'에는 미치지 못한다. 후속작인 '불어라 미풍아'와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아직 10%대 초중반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그간의 MBC 주말극 명성에 못미치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BC 연기대상 후보로는 극소수의 인물만 언급된다. 업계에서 관측되는 후보는 '가화만사성' 김소연과 '옥중화' 진세연, '더블유' 이종석 정도다. 지난해 '킬미, 힐미'의 지성, 2014년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가 대상을 수상한 것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MBC 안팎에서 나온다. MBC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시청률 실종 사태를 벗어날 수 있을까. 당장 드라마국과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대상감이 있을까.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