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유가 5% 상승시 영업익 56억 감소"
[뉴스핌=김양섭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감산 합의에 나서면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유류비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항공 관련주들의 주가가 최근 하락세다. 특히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저가항공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웨이홀딩스는 지난 1일 8% 급락하는 등 최근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유가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티웨이홀딩스는 지난달 11일 8500원에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 2일 종가는 6850원이다.
예림당 역시 이달 1~2일 각각 4%, 3%씩 하락하는 등 최근 급락했다.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을 각각 58.4%, 11.9% 보유하고 있고,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 지분 81.0%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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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신한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유가 민감도 분석에서 WTI가 5% 상승시 영업이익이 56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유류비 헷지를 하지 않고 일주일 단위로 스팟 거래한다"면서 "유가 변동분에 온전히 노출돼 있어 유가 상승시 입는 피해와 하락시 얻는 수혜는 타 항공사 대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주가는 지난 8월 3만7000원대에서 최근 2만6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유가 급등 여파가 반영된 지난 1일 4%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지속됐다. 2일 종가는 2만6650원이다.
주가 약세 배경은 역시 유가 부담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제주항공에 대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유류비 비중이 올해보다 약 23%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감산 합의 직후 WTI는 49.4불/배럴, 싱가폴항공유는 57.3불/배럴로 급등함. 이에 2017년 싱가폴 항공유 평균 예상치를 61불/배럴로 상향하며 이는 2016년 평균 대비 15% 이상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주항공에 대해 "항공유 61불/배럴 수준은 국제선 유류할증료 부과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며 "따라서 올해 19.7%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는 제주항공의 매출액 대비 유류비 비중은 내년도 23%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B투자증권도 제주항공의 급유단가가 전년대비 8.6% 올라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 감소한 55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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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진투자증권> |
진에어와 대한항공 지분을 보유한 한진칼의 주가 역시 저가항공사들의 주가 흐름과 비슷하다. 물론 이 같은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에 대해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라 100% 종속법인 진에어와 지분법 평가대상 대한항공(지분율 31.5%)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다"면서도 "항공주 주가결정에 핵심요소는 유가, 환율보다 항공수요이며 유가, 환율도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항공주에 대해 "OPEC 원유 감산 이벤트는 유가의 하단을 상승시킨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정도의 유가 상승은 항공 수요를 해치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로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한다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주가는 저가항공 관련주들과 비교하면 선방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에 비해 유류비 헤지 시스템이 잘 작동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KB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연료단가 상승 등을 이유로 내년 영업이익이 1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016년 중 진행된 유가상승으로, 2017년의 급유단가는 $65.9/bbl을 기록, 전년도 ($60.8/bbl) 대비 8.4% 상승할 전망이지만 2016년에도 일정부분의 유류 헤지 손실은 있었던 것으로 보여, 급유 단가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속도의 문제이지 점진적으로 상승해 준다면 유류할증료가 붙으면서 매출이 상승한다"며 "하지만 장거리 노선 대비경쟁이 심한 단거리 노선에서는 유가 상승 폭을 온전히 가격에 전가 시킬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대형항공사 보다는 저가항공사에게 더욱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62센트(1.2%) 오른 배럴당 51.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단위로는 12% 올라 2011년 2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