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요기요에 '노크'...업계 '최저수수료' 전면에
계열사 메쉬코리아 '부릉'이 배달 전담...프레시매니저 시너지도 검토
배달 시장 '무료' 경쟁 피터지는데...후발주자 존재감 드러낼까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유통 전문 기업을 표방하는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배달 앱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최저 수수료와 무료 배송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구상이다.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3사의 배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hy가 배달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지난달 27일 배달 앱 '노크(Knowk)'를 론칭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먼저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서울 강서구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하고 향후 서비스 지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업계 최저 수수료로 점주 부담을 줄인 점이 눈에 띈다. hy '노크'의 점주 부담 중개 수수료율은 5.8%로 배민(6.8%), 쿠팡이츠(9.8%), 요기요(12.5%) 등 동종 업체 대비 가장 낮다. 여기에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우 점주 부담 배달비 약 3000원 상당의 서비스인 '배민1플러스', '스마트 요금제'를 각각 가입해야 한다. '노크'는 최저 수수료에 광고비와 가입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재까지 강서구 내 900개 매장을 입점시켰다.
[사진= 배달앱 노크] |
또한 배달업계의 무료 배달 추세에 발맞췄다. 상점이 설정한 최소 주문 금액만 충족하면 배달료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첫 주문 시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hy는 일찌감치 배달 시장 진출 기반을 닦았다. 앞서 hy는 지난해 4월 배달 대행업체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8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 당시 hy는 "메쉬코리아 물류 시스템을 결합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양사 시너지를 높일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hy는 부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배달시장 진출 등 시너지 방안을 검토했으며 올 초 이번 '노크' 플랫폼 준비를 본격화해 론칭까지 약 6개월 가량 소요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노크'의 배송 또한 '부릉'이 전담한다.
hy는 '노크' 사업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향후 로컬 배송에 강점을 가진 '프레시 매니저'와 협업 모델 구축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동네 정육점, 반찬가게 등 소상공인과 협업을 통해 신선식품 및 비식품 영역까지 배송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배달업계에서는 hy '노크'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노크의 배달 시장 합류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고물가로 인한 소비 부진 속에서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3사가 '무료 배달'을 앞세워 출혈 경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배달업계 지각 변동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배민(2185만 명), 쿠팡이츠(697만 명), 요기요(559만 명), 땡겨요(64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 업계 2위였던 요기요가 지난 3월 쿠팡이츠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공 배달 앱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것처럼 '낮은 수수료'와 '상생'만으로는 배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배달업체들이 일제히 무료 배달을 앞세운 상황에서 점주 수수료 경감만으로는 소비자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관련해 배민은 지난달 28일부터 알뜰 배달(묶음 배달)을 무료로 제공하는 구동서비스 '배민클럽' 체험 기간을 운영 중이다. 또 요기요는 지난달 26일부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고 해당 멤버십 이용자에 '요기패스X' 혜택인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은 지난 3월 말부터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 대상으로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앱 자체가 고도화된 AI, 데이터가 필요한 분야이고 배달 기사, 업주, 소비자 등 3개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산업"이라며 "무료 배달에 최저 수수료로 반짝 관심을 끌 수 있겠지만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