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급 과정 전 영역 도운 듯…청와대 지시 의혹
[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보건복지부가 최순실 씨 단골 김영재 의원을 위해 비자 발급을 돕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애매한 해명만 늘어놓고 있어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영재 원장 부부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할 당시 비공식적으로 동행,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방문해 투자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2일 뉴스핌에 "김영재 원장 부부는 경제사절단과는 무관하게 개인적 업무로 사우디 등을 방문했다"면서 "복지부의 통상 업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기업 및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돕는 시기였던 만큼, 특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김 의원은 개인적인 방문으로, 정부의 경제사절단과는 무관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부의 경제사절단과 관련이 없음에도 복지부가 개인 의원을 위해 비자발급을 도왔다는 뜻이된다. 게다가 단순히 비자발급을 돕는데 그쳤다면, 김 의원 측으로부터 사우디 등 정부의 초청서 등 서류를 받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사우디는 사업 및 비즈니스용 비자만 발급하고 있어, 현지 초청장 등이 없으면 비자발급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서류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복지부는 김 의원의 사우디 방문을 위해 초청서 등 비자발급을 위한 행정 업무까지 관여한 것이 된다. 앞서 SBS가 보도한 내용대로 "복지부가 해외 순방 일정까지 가이드해줬다"는 내용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사진=보건복지부> |
복지부는 이 서류의 존재 유무를 서로 떠넘기고 있다. 당시 담당과장(OECD대한민국정책센터 파견)은 "실무자들이 일을 해결했다"면서 "해당 과로 연락해보라"고 했지만, 복지부 담당과 관계자는 "전임 과장이 했던 업무여서 이에 대해 아는바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뉴스핌이 복지부 해외의료총괄과 관계자에게 정부 사업이 아닌 개인의 해외방문을 위한 비자발급을 도와주는 것이 통상 업무인지를 묻자 "지금은 그렇게 업무하지 않지만, 당시엔 통상 업무였다고 한다"면서 "이 역시 담당 과장이 그렇게 설명해서 아는 것이고 우리는 당시 상황을 모른다"고 밝혔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보도에선 대사관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사관과 복지부 등 정부기관을 콘트롤 할 수 있는 곳은 청와대밖에 없다는 점에서 윗선 개입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업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상식적으로 정부 초청이 아닌 개인 기업의 방문을 위해 복지부가 비자발급을 요청한 것을 대사관이 거절하지 않고 도와준 것 아니냐"면서 "대사관도 관여한 것이 되는데, 이를 지시할 수 있는 곳은 청와대밖에 없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런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어떠한 해명도 내놓치 못하고 있어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한편, 복지부 해외의료총괄과는 기자들의 출입을 막는 등 언론의 접근을 차단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