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기술 독립, 삼성 의존도 낮추려는 포석 주목
[뉴스핌=홍성현 기자] 중국 스마트폰 3대 강자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가 힘을 합쳐 OLED 패널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OLED 공급난에 시달리던 이들이 OLED 기술 국산화를 모색하는 것은 현재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 최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에도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 왼쪽부터 오포 R9s, 비보 X9, 화웨이 Mate 9 <사진=PConline> |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와 BBK(步步高 오포, 비보의 모회사), OLED 스타트업 Royole(로욜 柔宇科技)은 향후 ‘OLED연맹’을 결성해 오는 2017년 플렉서블 OLED에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화웨이(HWAWEI), 오포(OPPO), 비보(VIVO)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 3대 강자로 신제품에 모두 OLED패널을 탑재하는 추세다. 일례로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메이트9 프로(Mate9 Pro)’에 차세대 패널로 떠오르는 플렉서블 OLED(구부러지는 패널)을 사용했다.
이들이 OLED연맹 결성을 모색하는 것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OLED 공급난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존의 LCD보다 두께, 화질, 시야각 면에서 뛰어난 OLED로 갈아타는데다, 애플마저 아이폰8 시리즈부터 OLED 탑재를 선언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글로벌 OLED 시장 규모 전망, 연평균 성장률(CAGR) 45%를 보이며 2020년에는 67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자료=UBI Research> |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은 삼성 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다. 점유율 95%를 자랑하는 삼성에 끌려 다니는 상황이 지속되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OLED패널 국산화에 주력해 삼성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결정권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오포와 비보의 모회사인 BBK(步步高)그룹은 최근 MGV라는 OLED패널 제조 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내년 자체 스마트폰 브랜드 출시도 기획하고 있다. BBK는 1일 6만개의 OLED패널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의 OLED 기술 스타트업 Royole(로욜 柔宇科技)도 늘어나는 OLED 수요에 대비, 선전(深圳)에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2017년~2018년 1일 4만5000개 패널(5.5세대) 생산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들어 LG디스플레이와 대만의 폭스콘이 중소형 OLED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역시 OLED개발 및 투자에 나서면서 글로벌 최강자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금의 상황에 더 이상 안주할 수 없어졌다.
물론 삼성의 기술력은 독보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올해 미국 디스플레이 전문 평가 기관 디스플레이메이트는 삼성 갤럭시 S7에 탑재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가장 뛰어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The Best Smartphone Display)로 평가했다.
당시 갤럭시 S7과 S7엣지에 탑재된 OLED패널은 화면 밝기, 야외시인성 등에서 신기록을 경신,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으며 최고 등급인 'Excellent A'를 받았다. LCD에 비해 생산공정이 까다로워 쉽게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폭발적인 OLED 수요 증가로 공급량 확대에 나선 삼성 디스플레이, 현재로서는 OLED 시장이 꽃을 피우며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중국업체의 기술 개발 소식에는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맹추격하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며 생산 규모를 줄이고 있는 LCD사업부의 상황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때다.
**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Organic Light Emitting Diode의 줄임말로 형광성 유기 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자체발광현상을 이용하여 만든 디스플레이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