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라크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이견 여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이번 회의에서 OPEC이 감산 합의를 도출해 낼 가능성이 30%에 불과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회의 결과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국제 유가는 장중 내림세를 나타냈다.
바레인 유전 <출처 = AP/뉴시스> |
2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산유국들 사이에 감산 규모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OPEC의 8년만의 감산 이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이 여전히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는 30일 열리는 회의 참석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이그나시우스 조안 석유 장관은 비엔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OPEC의 감산 합의가 도출될 것인지 불투명하다”며 “인도네시아는 감산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이라크 역시 OPEC의 감산 요구에 대해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사우디는 이란에 하루 산유량을 370만배럴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측은 397만배럴을 고집하는 상황이다.
러시아도 이번 OPEC 회의에 커다란 걸림돌로 꼽힌다. 산유량을 현행대로 하루 1120만배럴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와 리비아 등 다른 산유국들 역시 OPEC의 감산안에 협조하지 않는 움직임이다.
지난 9월 도하에서 회의를 가진 OPEC은 산유량을 하루 20만~70만배럴 축소하는 데 합의를 이뤘다.
수급 불균형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로 이후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 한 때 배럴 당 5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감산안을 최종 확정하지 못할 경우 유가 급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보고서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OPEC에 대한 기대와 공포가 동시에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일정한 방향 없이 등락한 것이 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것.
ING은행의 함자 칸 상품 전략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북해를 포함한 다른 지역은 이미 산유량을 3년래 최고치로 늘린 상황”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OPEC이 감산 합의를 이룬다 하더라도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전날보다 3.5% 급락하며 배럴당 45.44달러에 거래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