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종편)이 개국 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11년 첫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종편의 위상은 지상파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JTBC를 비롯해 채널A, MBN, TV조선 모두 이제는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한층 젊어지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JTBC에서 2016년 새롭게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 '말하는 대로' '팬텀싱어' '뭉쳐야 뜬다' <사진=JTBC> |
◆ JTBC, 인기+화제성 다 잡았다…신규 예능 성적도 'GOOD'
시청자들의 JTBC 예능에 대한 믿음은 이미 공고하다.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님과 함께2 최고의 사랑' 등은 조금씩 변화하며 질리지 않는 재미를 안기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성적도 좋다. '아는 형님'의 경우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여름 이후 인기가 급상승하며 대세 예능으로 떠올랐다. 특히 올 하반기 새로 시작한 '말하는 대로' '한끼줍쇼' '힙합의 민족2' '팬텀싱어'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 역시 기분 좋게 출발, 3% 이상의 시청률을 거두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JTBC는 오래 전부터 젊은 시청자들을 겨냥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왔다. 이에 '마녀사냥' 같은 센세이셔널한 프로그램을 론칭하기도 했고, '히든싱어' '크라임씬' 같은 시리즈 예능의 성공도 맛봤다. 물론 올해 '잘 먹는 소녀들'(현재 '청춘식당-잘 먹겠습니다') 논란이 있기도 했고, 야심차게 시작했던 '마리와 나' '헌집줄게 새집다오' '솔로워즈' 등이 아쉽게 막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쿡가대표' 등 스핀오프 예능 프로그램의 장을 열었고 먹방, 쿡방, 집방 등 다양한 트렌드를 담으려 시도한 점은 눈에 띈다.
지난 18일 성치경CP는 '뭉쳐야 뜬다'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 JTBC왔을 때는 영국에서 호주로 신대륙 개척하러 갔을 때 개척민들의 삶이 생각났다.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다. 5년 밖에 안 됐는데 이 정도까지 올라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제 2, 제 3의 '냉부해' 같은 프로그램이 나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게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독특하고 신선한 예능을 많이 선보였던 JTBC가 앞으로 또 어떤 프로그램을 선보일 지 기대되는 이유다.
채널A가 선보인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개밥 주는 남자' '싱데렐라' '아빠본색' <사진=채널A> |
◆ 채널A, 틈새시장 공략 성공?…노래 예능은 아직 멀었다
채널A는 2011년 개국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필두로 '잘 살아보세' '풍문으로 들었쇼' '개밥 주는 남자' '아빠본색' 등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개밥 주는 남자'의 경우 반려견을 다루는 예능 중 유일하게 성공, 방송인 주병진의 복귀부터 멤버 변화, 스페셜 멤버 참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주고 있다. '아빠본색'은 지난 23일 이한위, 주영훈으로 멤버를 교체하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포맷에 중년 출연자의 참여로, 중장년층과 젊은 시청자의 관심을 영리하게 가져가는 점이 인상깊다.
다만 지난 10일 새롭게 선보인 '싱데렐라'는 아직 아쉬운 수준이다. '싱데렐라'는 시청자들의 고민을 위로하기 위한 최적의 노래를 골라 소개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 토크쇼다. 강성연의 복귀와 이수근, 김희철 등 예능 대세 MC가 합류해 큰 기대를 모았다. 김진PD는 "사연에 맞는 선곡으로 명곡을 재발견해 시청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첫 방송 시청률 0.75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시작해, 1%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노래 예능이 범람하는 가운데 야심차게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별다른 신선함이나 재미를 주지는 못하고 있다.
MBN에서 선보였던 예능 '오시면 좋으리' '사랑해' '사이다' '아재목장' '사돈끼리' '진짜 가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사진=MBN> |
◆ MBN, 다양한 파일럿 시도…희망은 강호동?
2016년 한해를 돌아보면 MBN만큼 많은 프로그램을 제작한 채널도 없다. MBN은 지난 1월 출연자들이 제주도에 직접 민박집을 짓는 '오시면 좋으리'를 시작으로, 싱글 남녀 스타들이 연애담을 나누고 조언을 해주는 토크쇼 '사랑해', 놀라운 사연의 주인공들 중 진실을 가려내는 '상상초월쇼 진짜 가짜', 선후배 개그맨이 출연해 다양한 토크와 꽁트 대결을 펼친 '코미디 청백전 사이다', 스타 집안끼리의 만남을 그린 '사돈끼리, 아재 스타와 청소년들이 함께 낙농 라이프를 경험하는 '아재목장' 등이다. 현재 이 프로그램들은 아쉽게 정규로 편성되지 못하거나, 준비 중인 상태다.
MBN의 특징은 먼저 자리잡은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자층과 시청률은 뛰어난데,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자리잡기가 어렵다는 것. MBN 관계자는 "기존 시청자들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젊은 시청자 유입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까지 MBN만의 색이 강한 것 같다"며 "꾸준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MBN은 MC 강호동을 필두로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강호동의 첫 MBN 진출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특히 강호동이 종편에서 흥행 타율이 좋은 편이라, MBN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TV조선의 인기 예능 '강적들' '엄마가 뭐길래'와 새로 론칭한 '아이돌잔치' <사진=TV조선> |
◆ TV조선, 너무 강한 색깔…시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글쎄
종편 중에서 가장 색이 강한 채널이 바로 TV조선이다. 정치 현안을 다루는 '강적들', 북한 관련 예능 '남남북녀' '모란봉 클럽' 등이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며 2% 이상의 준수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적들'의 경우에는 현 시국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TV조선 관계자에 따르면 2049 시청률이 많이 올라 젊은 시청자들 유입이 체감될 정도로 상승했다. 또 지난해 말 시작한 '엄마가 뭐길래'는 조혜련이 빠지고 이성미가 투입되며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TV조선은 시청자 층 확대를 위해 지난 21일 '아이돌잔치'를 선보였다. TV조선 김동준 제작2국 국장은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장르와 톡톡 튀는 프로그램을 기획, 준비 중이다"며 '아이돌잔치'는 그 시작임을 알렸다. 그러나 김 국장이 "10대에서 60대까지 웃고 즐기고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자신만만 했던 것과 달리 첫방송은 0.4%(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초반이기 때문에 바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변화하려는 시도 그 자체는 반갑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