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가출 청소년 가영(정다은)은 하룻밤 숙박비 마련을 위해 조건 사기를 마음먹고 형석(마동석)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가영의 남자 친구이자 가출팸 리더 진일(최민호·샤이니 민호)은 친구들과 형석의 차를 빼돌려 팔아넘긴다. 하지만 진일 무리는 곧 형석에게 덜미를 잡히고, 가영은 찻값을 대신해 형석의 노래방에 끌려간다. 이후 진일은 가영을 빼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구하기 시작한다.
영화 ‘두 남자’는 일차원적 제목 그대로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외면받아 막다른 인생을 살고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동석과 최민호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이 영화는 10대 가출 청소년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큰 축으로 소통이 멈춘 우린 사회 이면을 비춘다. 치열하고 또 처절하게.
그래서인지 영화 속 캐릭터들은 현실에 있을 법한 사실적 인물이다. 동시에 그 누구도 온전하지 못한 채 결핍돼 있다. 이는 곧 진짜 악역이 없다는 의미. “어느 한쪽편도 들어줄 수 없는 안타까움을 주고 싶었다”는 이성태 감독의 의도와 맞닿아 있다. 이성태 감독은 세상이 ‘나쁘다’고 손가락질하는 두 남자의 내면을 거칠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호불호가 갈릴 부분은 크게 두 부분이다. 먼저 캐릭터들의 전사가 배우들의 대사로만 유추할 수 있게 만들었다. 친절한 방식은 아니나 곁가지를 쳐냄으로써 이야기는 속도감을 얻게 됐다. 또 하나는 결말인데 진일다우면서도 진일답지 못한 암울한 마무리다. 물론 끝내 희망을 말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 여겼다면 이 역시 감독의 의도와는 일치한다.
두 남자, 마동석과 최민호의 연기합은 기대 이상이다. 야성미와 러블리함(?)을 모두 지닌 마동석은 악덕 업주의 면모와 딸바보 아빠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최민호의 연기 역시 안정적이다. 대단히 놀라운 열연은 아니나 8년을 붙어 다닌 샤이니라는 타이틀을 벗고 ‘배우’로서 가능성을 입증하기 충분했다. 특히 유약한 외모에서 연상할 수 없었던 남성미가 꽤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배우는 금수저 성훈 역의 김재영이다. 그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 ‘노브레싱’(2013)에 출연했던 김재영은 ‘두 남자’를 통해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준다. 광기 어린 김재영의 열연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사리 잊을 수 없다.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 전석 매진된 작품이다.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