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 페르노리카 고심 중...올해 40도이상 위스키 판매률 17.6%↓
[뉴스핌=전지현 기자] 위스키 시장이 저도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카치 위스키로 대변되는 40도 이상의 독한 위스키 제품군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저도주가 큰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위스키업계에 따르면 40도 이상 위스키의 올해 10월기준 누적판매량은 92만683상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7.6% 감소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40도 이하 저도수 위스키는 지난해 동기 대비 누적판매량이 45.5% 증가하며 시장점유율 31.6%를 기록했다.
위스키시장에 40도 이상 고도주 인기가 급격히 줄면서 저도주로 대체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디아지오(윈저), 페르노리카(임페리얼)의 ‘빅2’가 지배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부산 토종위스키 기업 골든블루(골든블루)가 서울권에 진출하며 저도주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36.5도의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는 저도주 위스키 시장 공략을 위해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 협회 규정상 40도를 넘어야 붙일 수 있는 '스카치' 이름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경기침체와 독주를 기피하는 국내 주류문화 흐름에 적중하며 국내 위스키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위스키업계는 40도 위스키의 부진 배경으로 '올드'함을 꼽는다. 유럽계 회사인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정통 스카치 위스키'라는 명분에 집착해 40도짜리 위스키만 고집했다는 것이다.
이들 위스키 업체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2015년7월~2016년6월) 매출이 8년래 최저수준인 34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8.2% 줄어든 것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역시 한국법인 2곳(페르노리카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2015년 회계연도(2015년7월~2016년6월) 매출액은 2247억원이다. 전년보다 13.4%(347억원) 감소했고 2010년 이후 5년째 하락세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1924년 출시당시 35도였던 소주가 92년이 지난 지금 17.9도 제품이 제일 잘 팔리는 것처럼 영원히 인기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음용트랜드가 ‘즐기는 것’과 ‘건강을 생각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위스키 시장도 재편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