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인상은 어려울 듯
아베노믹스, 경제정책 아닌 美 안보정책 관점 접근
[뉴스핌=김양섭 기자] '미국 공화당 전문가'로 알려진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현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트럼프 당선을 두고 쇼크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22일 ‘하나금융투자 2017년 리서치전망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자신=하나금융투자> |
최 전 장관은 22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하나금융투자 2017년 리서치전망 포럼'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의 당선을 어느정도로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가 (당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힐러리가 경선과정에서 '좌클릭' 한 것이 패배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8년 이상 집권한 적이 거의 없고, 경선과정을 들여다보면 힐러기가 '좌클릭'을 많이 하면서 스윙스테이트(중도 성향의 경합주)에서 표를 많이 잃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힐러리대 트럼프'라는 인물을 비교하는건 무의미하다고 본다"면서 "중도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인데, 이런 부분에서 미국 백인들이 공화당을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샤이트럼프(트럼프 지지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를 감안한다면 기존 여론조사에서 힐러리가 10%포인트 이상 이기는 걸로 나와야만 힐러리 승리가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전에 트럼프 당선을 예상했던 얘기를 주변에 했을때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그는 "대부분 택도 없는 소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경제분야의 주요 관심사항인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에 대해 그는 "과격한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기본적으로 공화당은 '강한미국'을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트럼트 말은 '왔다갔다'하고 있다. 금리를 급진적으로 올릴 가능성도 생각해야 하지만 인프라투자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을 펼칠 트럼프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급진적 금리인상은 배치되는 것"이라면서 "경제관료가 누가 되느냐, 의회 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고가는지 등을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금리가 급격히 인상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게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시장이 처음에는 '트럼프 발작'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요동치는 듯 했지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선진국에서는 주식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도 같이 간다고 본다. 다른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적어도 1년정도 텀 안에서 보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정책과 관련해선 '아베노믹스'에 주목했다. 그는 "아베노믹스는 경제정책이라기보다는 안보정책의 일환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는 일본의 재무장"이라면서 "아베노믹스는 일본 재무장을 위한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정책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역사상 한국을 세번 배신했다"면서 "'혈맹'같은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한국은 언제나 버릴수 있는 카드"라고도 했다.
그는 미국의 국방비가 늘어나고 한국과 같은 우방의 방위비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대응방침에 대해 그는 "방위비는 올려줘야 할 듯하고 한미 FTA 리뷰 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의 지위 등 미진한 안보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의 기업들은 현금흐름 중시, 유동성 확보, 수익증대보다는 비용절감, 내실다지기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전 장관은 지난 2010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2011년 지식경제부 장관을 거쳐 이후 3년간 미국 공화당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일각에선 '미국 공화당 전문가'로 불린다. 올해 6월부터는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