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업적보고 받은 후 구상 들어가…이달말 윤곽
[뉴스핌=황세준 기자] 재계가 최순실 게이트 영향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LG그룹이 올해도 인사 선봉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 및 LG에 따르면 구본무 LG 회장은 이달 초 시작한 각 계열사별 업적보고를 마치고 본격적인 사장단 및 임원인사 구상에 들어갔다.
구본무 회장 <사진=LG그룹> |
한 고위 임원은 이날 "아직까지는 조용한데 인사가 이번주에 나기는 좀 빠른 감이 있고, 계열사별 보고를 받은 회장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1월말경에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LG 일각에서는 오는 30일 또는 다음달 1일이라는 구제적 관측도 나온다.
LG그룹은 그동안 재계에서 가장 먼저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해 왔다. 최근 5년간 인사 날짜를 보면 2011년 12월 2일(금요일), 2012년 11월 28일(수요일), 2013년 11월 28일(목요일), 2014년 11월 27일(목요일), 2015년 11월 26일(목요일) 등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최순실 게이트라는 변수가 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돈을 기업 총수들이 검찰 참고인 조사에 이어 국정조사에 불려간다.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구본무 회장을 포함해 8대그룹 촏수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계 인사가 예년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LG그룹은 예년과 변함없이 인사를 단행해 조직 안정을 꾀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승진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처럼 올해도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력 후보로는 조성진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꼽힌다.
H&A사업본부는 올해 매분기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4% 증가했다. 또 조 사장은 등기임원 중 유일하게 임기가 2018년 3월까지 남아 있다.
다만, 조성진 사장은 올해로 근무한지 40년이 된 '올드맨'이라는 게 약점이라는 평가다. 구본무 회장이 최근 임원의 노후화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 사장은 내년이면 62세가 된다. 현재 LG전자 임원들의 나이 평균선은 54세다.
H&A사업본부와 함께 올해 LG전자 실적을 이끈 권봉석 HE사업본부장(부사장)의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519억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1조734억원이 이익을 냈다.
올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MC사업본부의 조준호 사장에게 다시한번 기회가 주어질지도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구본무 회장은 사업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음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인사 스타일이다.
이밖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LG전자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데 실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한 부회장의 등기임원 임기는 2018년 3월까지다.
한편, 지난해 인사에서 부회장 2명·사장 7명·부사장 11명·전무 26명·상무 76명 등 총 122명이 승진했다. 이는 전년(130명) 대비 6% 축소한 규모다. 2012년부터 임원 승진자가 늘었으나 5년만에 줄었다. 다만, 사장 이상 승진자만 10명을 발탁해 최고경영진을 두텁게 보강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