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 A법인은 지난해 9월 경기도 소재 주차장에서 회사 소속 스타렉스 차량 4대의 표면이 누군가에 의해 긁혔다며 같은해 11월에 '가해자 불명사고'로 보험사에 일괄 사고접수를 했다. 보험사는 차량 사고 장소 및 시간이 모두 동일해 사고조작이 충분히 의심되는데도 별다른 현장조사 없이 총 437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A법인은 같은 방식으로 사고조작을 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총 21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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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21일 A법인처럼 차량의 흠집과 긁힘 사고를 조작해 보험금을 타간 사기혐의자 88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편취한 보험금만 18억6000만원에 달했다.
최근 차량의 흠집·긁힘 등을 차량사고에 의한 것처럼 허위 조작해 자동차보험으로 차량 전체를 도색한다는 제보가 많이 접수되자 금감원은 보험사기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의 기간 중 '가해자 불명사고'로 2건 이상의 사고를 동일 일자에 일괄 접수한 뒤 차량 전체를 도색한 9584대의 차량을 조사했다. 이 중 사고 정도가 매우 미미하고, 비슷한 사고내용이 여러번 접수되는 등의 사고 조작 혐의가 뚜렷한 1860건을 적발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조작 혐의자는 1인당 평균 2.1건의 사고를 일괄 접수해 211만원의 보험금을 타갔다. 외제차의 경우 평균 편취보험금은 445만원으로 국산차의 2배에 달했다.
또 전체 사기혐의 적발건 중 사고일자를 모두 동일 일자로 허위 기재한 건이 293건(15.8%)에 이르는 등 대부분의 사고가 1개월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혐의자는 사고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가해자 불명사고 등의 형태로 사고를 접수했다. 또 일부 정비업체는 자차보험 처리시 차량 소유자가 자기부담금 없이 차량 전체를 도색할 수 있다고 유혹해 '가해자 불명사고'로 접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 881명과 상습 사기 유인 정비업체 3개를 수사 대상으로 경찰에 통보하고 수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다수의 사고를 같은날 일괄 접수하는 등의 허위신고가 의심되는 접수건에 대해서도 반드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보험사의 지급심사 업무 강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더불어 보험사기 취약분야에 대한 기획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돼 엄중 처벌된다는 사회적 인식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김동하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차량 전체를 공짜로 도색해 준다거나 수리해준다는 등 보험약관에서 보장하지 않는 제안을 받는 경우 이에 현혹돼선 안된다"며 "이는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건이므로 금감원 보험범죄 신고센터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