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의지…내외 반발 예상"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중국 위안화 환율부터 정조준 할 것으로 보여 양국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10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취임 첫날부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이 공약만은 우선적으로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바이두> |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 자체가 실질적인 효과를 갖는다고 보긴 어렵지만 미국 행정부가 금융이나 무역 협정을 맺을 때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우 환율조작국 지정을 빌미로 중국산 수입품에 더 많은 관세를 물리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촉발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수입업체들로부터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위안화 환율을 바라보는 전문가 시각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빠르게 식는 경제 때문에 자금유출 규모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확대된 점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 내린데다 중국 당국도 지난 2년 동안 외환보유고에서 1조달러 가까이를 풀어 위안화 가치를 떠받치려 했다. 그만큼 위안화 약세를 일부러 유도한 것이 아니란 뜻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프레드 벅스텐은 “지난 2년 동안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 시점에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은 굉장히 적합하지 않은 조치”라고 강조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에 대한 45% 관세 공약은 자제하겠지만 더 제한적인 보호무역 조치들을 쓰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WSJ는 현재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을 모두 지킬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가 일시적으로라도 무역 제재 조치를 취하게 되면 중국이 비슷한 보복 조치를 바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측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한 질문에 코멘트를 내놓지 않고 있으나 중국 수출업체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45%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 기업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