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PP 맞설 자유무엽협정 추진
멕시코, NAFTA 살리기 안간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8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가장 커다란 난색을 내비치는 국가가 중국과 멕시코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양국과 무역 장벽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과 멕시코 지도부는 이른바 ‘트럼프 아메리카’ 시대를 해쳐나가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디이차이징(第一財經) |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적할 만한 새로운 무역협정을 결성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과 그 밖에 10개 국가와 체결한 TPP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승리한 데 따라 의회 인준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중국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앞서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했지만 TPP 협상을 진행 중이었던 미국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달 페루를 방문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 자리에서 핵심 지도부와 만나 자유무역에 대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가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0개 아세안 국가와 호주,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주요국과 교역을 확대하는 한편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수입 관세 인상과 환율조작국 재지정 등 중국 정부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발언을 수 차례 쏟아냈지만 이번 대선 결과를 중국 측이 십분 활용하려 들 것으로 경제 석학들은 내다보고 있다.
매튜 굿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수석 자문관은 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해 국제무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덤벼들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역시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적극 대비하고 나섰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미국 자동차에 무거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자칫 무역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멕시코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일데폰소 비야레알 경제부장관을 주축으로 멕시코 지도부는 무역 정책과 불법 이민자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세 안토니오 미드 재무장관과 아구스틴 카스텐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은행 업계 경영자와 사적인 모임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폐지 가능성에 대해 커다란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업계 소식통은 멕시코 정부가 22년간 유지된 NAFTA의 폐지를 방지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자와 건설적인 협상을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대미 수출은 멕시코의 경제 성장에 핵심 축이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 역시 옥수수와 돈육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2위 수출 시장에 해당한다. 연간 수출 규모는 2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FT는 트럼프 당선자가 새 정부 구성을 본격화하는 시점을 놓치지 않고 멕시코 정부는 자유무역에 따른 상호 이해를 앞세워 협력 관계 강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