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대통령 선거 이후 거래 이틀째를 맞은 뉴욕증시가 섹터별로 엇갈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두드러진 가운데 IT 섹터가 전날에 이어 큰 폭으로 밀린 반면 금융 섹터를 중심으로 경기순환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장중 기준 4일 상승폭이 970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4거래일 기준 8년래 최대 랠리에 해당한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8.25포인트(1.17%) 뛰며 1만8807.88에 거래,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S&P500 지수 역시 4.22포인트(0.20%) 오른 2167.48을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42.28포인트(0.81%) 떨어진 5208.80에 마감했다.
인프라 투자 확대와 재정 지출,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을 근거로 소위 ‘트럼프 종목’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세금 인하와 일부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 경제 공약이 온전하게 현실화될 것인지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작지 않지만 일단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따른 포트폴리오 교체에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맥쿼리의 티어리 알버트 위즈만 채권 외환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레이더들이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가능성에 커다란 무게를 두고 있다”며 “공화당 주도의 상하원 구성 가능성 역시 수혜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인프라 재건이라는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포트폴리오 재편성의 핵심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섹터별 주가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금융주가 강한 랠리를 펼친 반면 대선 이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IT 대형주는 공격적인 ‘팔자’에 시달렸다.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 기간 도드-프랑크 법 폐지를 포함해 금융권에 우호적인 공약을 제시한 반면 IT 공룡 기업의 시장 독점 행위를 강하게 규제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PDR S&P 뱅크 상장지수펀드(ETF)는 4%에 이르는 강세 흐름을 연출했고, 아이셰어 MSCI 멕시코 캡트 ETF는 8% 폭락했다.
모간 스탠리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재무장관 물망에 오른 가운데 4% 이상 급등했고, 골드만 삭스도 4% 선에서 랠리하며 다우존스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아마존은 3.7% 급락하며 전날에 이어 가파른 내림세를 나타냈고, 페이스북과 알파벳이 각각 1.7%와 2.8% 내리는 등 이른바 ‘FANG’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와 관련,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IT 대형주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며 “이 때문에 대선 이후 뚜렷한 금리 상승이 이들 종목에 악재”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7bp 급등하며 2.14%에 거래됐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전주 대비 1만1000건 감소한 25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6만건을 밑도는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