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기간 짧은 손보사, 생보사보다 대체투자에 용이
[뉴스핌=이지현 기자] 한화손해보험의 투자전략이 다변화되고 있다. 채권 규모를 줄이고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특히 한화손보는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채권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태양광 투자 등에 주목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9월말 현재 국공채·특수채 등을 포함한 채권 투자 규모는 2조5974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말 3조2619억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20%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태양광 투자 등을 포함하는 수익증권은 9월말 기준 1조817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386억원)보다 36%가량 증가했다. 외화유가증권도 1조2062억원 규모로 지난해(55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최근에는 태양광사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한화손보는 지난 8월 말 KDB인프라자산운용에서 조성한 2600억원 규모 일본 태양광 펀드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 3월 같은 회사에서 만든 3500억원 규모 태양광 펀드 투자에도 참여하기로 했다.기존 보험사의 전통적인 투자처였던 채권 투자 규모를 줄이고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 한화손보는 그 중에서도 SOC나 태양광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어느정도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처기 때문.
한화손보 관계자는 "특히 태양광 투자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사업 지원으로 안정성이 보장되면서도 수익률이 괜찮은 편이다. 이번 KDB인프라자산운용의 태양광 투자도 기대 수익률이 4.5%정도"라며 "이때문에 한화손보는 과거부터 태양광 투자를 많이 해 왔고, 현재도 태양광 펀드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한화손보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손보업계에서는 중소형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대체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손해율 개선세가 대형사보다 떨어지는데다, 자산운용이익률 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투자수익성이 높은 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중소형 손보사들의 운용 자산 중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3년 6월 말 43.9%에 달했지만, 올해 6월 29.4%까지 감소했다. 반면 수익증권은 12.0%에서 13.7%로, 외화 유가증권은 4.2%에서 12.9%로 늘었다.
특히 손보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험계약기간이 생명보험사보다 짧다 보니 대체투자에 더 용이해 그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다만 대체투자 증가에 따른 리스크 관리는 손보사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 중소형 손보사들이 대체투자를 확대하면서 위험가중자산비율(운용자산별 잠재위험 정도에 따라 0~100%의 위험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은 지난 2013년 6월 47.6%에서 올해 6월 54.3%로 늘어난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가 증가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해졌다"면서도 "다만 국내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을 워낙 보수적으로 하고 있고, 대체투자라 하더라도 부동산개발 PF처럼 위험한 곳보다는 SOC나 정부 보증 공공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당장의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