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공고 예정, 한투 '수성의 꿈' 미래·신한·KB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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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운용사들이 최종 점검에 나서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최근 실적 저조로 모두가 보릿고개를 넘겨야 하는 시점이라 운용사들은 여기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4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조달청에 입찰 의뢰를 한 상태로 예정대로 11월 초에 연기금풀 주간운용사 선정 공고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기재부는 투자풀운영위원회를 열고 연기금 투자풀 선정 방안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다.
연기금투자풀은 4대 연금 외에 개별 연기금들의 운용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 2001년 12월 도입된 제도다. 군인연금 등 55개 기금 중 일부(22조원 규모)를 민간 자산운용사에 위탁ㆍ운영해 수익을 내는 재간접펀드 구조다.
과거에는 삼성자산운용이 단독으로 주간하다 2013년부터 복수운용체제로 바뀌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함께 연기금풀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한투운용의 위탁기간(4년)이 종료됨에 따라 5조원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한투운용 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최소 4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우리 역시 이번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업계는 평가 기준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그 중 하나가 100% 자회사의 실적을 정량평가시 반영하는가 여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KDB자산운용(현 멀티에셋자산운용)을 인수했지만, 인수한 지 6개월 밖에 안 된 자회사 실적은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쟁사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기재부는 일단 올해는 자회사 실적을 평가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성평가 등급별 점수 차이 문제도 논란거리다. 조달청 규정인 '협상에 의한 계약제안서 평가 세부기준'에 따르면 입찰자 수가 3개사 이하인 경우, 1등과 2등, 2등과 3등의 점수 차이가 각각 총점의 5%를 넘으면 안 된다.
정성평가 총점이 100점 만점에 65점이기 때문에 이 규정에 따르면 등수별로 3.25점 이상 점수차가 나타날 수 없다.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는 4개사 이상이 참여하므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만약 4개사가 입찰에 참여하면 각각 2개씩의 그룹으로 구분하고 상급 2개사에는 배점의 94% 이상(65점 만점시 61.1점)을, 중급 2개사에는 배점의 88%(57.2점) 이상을 부여한다. 따라서 상위 2개사와 하위 2개사 사이에 점수차가 최대 7.8점까지 벌어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4개사 이상이 참여하므로 우려했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입찰에서 한투운용이 연기금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수성에 나서는 가운데 3개사가 한투운용의 실적 등을 거론하며 공격에 나설 전망이다.
고준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상무는 "7명의 인원이 1년 반 동안 준비해 왔다"며 "누가 복수의 주간운용사 체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개선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잘 피력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환 한투운용 본부장은 "타사도 전담운용체계를 마련하고 있지만, 실제 연기금 운용풀을 직접 해 본 경험은 우리가 유일하다"며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17조를 운용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비교해도 우리의 수익률은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