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t 울산공장 인수 신경전…600~1000억 대치
태광 "정부 무작정 M&A"..한화 "상생방안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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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한화종합화학과 태광산업이 TPA공장 통합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없어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4일 정부 및 한국석유화학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TPA 생산 5개사는 각사 임원급이 참석하는 회의를 갖고, 한화종합화학이 태광산업의 TPA공장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공급 측면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양사는 인수대금을 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데 한화종합화학은 약 600억원을, 태광산업은 약 100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지역(울산)에 있는 기업을 통합, 외형이 더 큰 한화종합화학이 설비를 폐쇄해 자연스럽게 감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한화종합화학이 태광산업 TPA공장을 인수한다면 울산에 총 라인은 4기, 연산규모는 총 300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화종합화학은 매입한 공장을 일단 운영할 방침인데,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없는 설비를 선별해 폐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노후화 된 자사 보유 1기(1호기, 40만t)가 유력하다.
다만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의 태광산업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태광산업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TPA를 떼어낸다면 사실상 기업 자체가 사라지는 것. 이와 관련 태광산업 관계자는 "자가소비로 충분히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지역에 있다고 해서 무작정 인수합병하라고 해 난감하다"고 전했다.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울산 내 2개사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작법인 설립은 M&A와 달리 민감한 인력 구조조정 문제도 피할 수 있고, 시황에 따라 기업 자율로 생산라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TPA는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감산 필요성은 크지만 당장은 저유가로 수익이 나고 있다.
올해 TPA 5개사의 실적은 약 15조원으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해 취약한 원가 경쟁력을 극복해야 한다"며 "결국 무리한 인수합병보다는 합작투자처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TPA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한화 200만t, 삼남 180만t, 태광 100만t, 롯데케미칼 60만t, 효성 42만t이다. 5개사 기준 582만t이다.
정부는 최근 베인앤컴퍼니 컨설팅 보고서를 토대로 이 중 190만t가량 감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실제 감산까지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2위인 한화종합화학과 삼남석유화학은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롯데케미칼과 효성은 생산물량 거의 전부를 자체 소비하고 있어 감산 자체에 소극적이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