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한화케미칼 등 설비 감축 불가피…저수익 제품은 확 줄여야
[뉴스핌 = 전민준 기자] 테레프탈산(TPA), 폴리스틸렌(PS)은 줄이고 합성고무(BR‧SBR), 폴리염화비닐(PVC)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석유화학산업 컨설팅 최종결과가 공개됐다.
삼남석유화학 여수 TPA공장<사진=삼남석유화학> |
28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에 대해 경쟁력 진단 연구용역을 맡은 베인앤컴퍼니는 단기간 설비 조정이 필요한 품목으로 TPA와 PS를 지목하는 것과 동시에, 설비 증설 없이 고부가치화 해야 하는 품목으로 BR‧SBR‧PVC를 꼽았다. 유가 상승 시 저원가 설비가 급격히 증가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선정한 것이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 석유화학은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저유가가 계속 되면서 당초 우려와 달리 안정적 수급이 지속됐다"며 "하지만 일부 품목은 공급과잉이 현실화 돼 설비 조정이 필요한 상태다"고 전했다.
베인앤컴퍼니가 지목한 공급과잉품목 가운데 TPA는 중국 자급률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한화종합화학과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등 국내기업들은 자율적인 설비감축계획에 따라 지난해 말 순차적인 설비 가동률 조정, 설비 폐쇄에 나서 생산설비 555만t 중 95만t을 감축했다.
또한, 베인앤컴퍼니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한 PS는 최근 저가 중국산 제품과 경쟁이 최고조에 도달, 마진율이 불과 2%도 채 안 되는 저수익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 PS 생산능력은 수요의 188%에 달했고, 올해는 200%를 넘어설 것으로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연산 15만5000t 규모 PS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데, 가동률은 약 2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베인앤컴퍼니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한 BR‧SBR은 타이어산업 둔화, 천연고무 같은 대체제품의 가격경쟁력 강화 등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하지만 LG화학이나 금호석유화학 등의 기술력은 중국에 크게 앞서 있어, 중장기 생존전략 키워드로 제품 '고부가가치화'가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PVC는 중국의 설비증설로 저가경쟁‧과잉공급 상황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기업들은 원가경쟁력 강화‧생산 감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 PVC설비 규모는 지난 2008년 1500만t에서 2015년 3200만t으로 무려 1700만t 증강된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는 900만t에서 1600t으로 불과 700만t 늘어나면서 수급격차가 오히려 확대됐다. 국내 주요 생산기업은 LG화학, 한화케미칼이 있다.
한편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지난 7월 베인앤컴퍼니에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진단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 약 10주에 걸친 컨설팅이 이뤄졌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