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다수 확보해 영향 적어
[뉴스핌=박예슬 기자] 중국 정부가 현지 내수 보호의 목적으로 우편세(行郵稅, 행우세) 폐지에 나선 지 6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당초 제기됐던 우려와 달리 별다른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우세는 중국 내에서 ‘해외 직구’ 형태로 수입된 상품의 종류에 따라 적용된 세금이다. 지난 4월 중국 정부가 행우세를 폐지했다. 기존 행우세 제도에서는 화장품의 경우 세율이 50%에 달했다.
중국 시안에 위치한 한국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매장. <사진=네이처리퍼블릭> |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행우세 체제에서는 화장품 기준 100위안(약 1만6000원) 미만의 상품을 구입할 때 면세가 적용됐다. 하지만 행우세 폐지 이후로는 종합세가 붙어 인당 연 구매한도 2만위안(약 335만원) 내 수입 부가가치세가 부가된다. 기초화장품과 생활용품은 11.9%, 색조화장품은 47%다.
다만 100위안 이상의 기초화장품을 구입할 경우 기존 행우세 50%에서 신규 종합세 11.9%로 오히려 낮아지는 부분도 있다.
행우세 폐지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화장품 수출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100위안 미만의 저가 색조화장품의 경우 가장 크게 세율이 올라가는 만큼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는 예측이었다.
하지만 막상 행우세가 폐지된 이후 국내 화장품 업계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20~30대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는 경로는 온라인 쇼핑몰이 26%, 직접 한국에 방문해 구입한다는 응답이 21%를 차지했다. 온라인 구매 쇼핑몰은 타오바오 등 현지 쇼핑몰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주요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타오바오, 티몰 등 현지 온라인 쇼핑몰에 ‘직접 입점’돼 있는 상태다. 현지 온라인몰에 직접 입점돼 있는 브랜드를 중국인이 구매할 경우 해외직구가 아니기 때문에 행우세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마몽드 등은 중국 티몰에 정식 입점했으며 LG생활건강도 후, 숨, 더페이스샵 등 대표 브랜드를 티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등도 입점돼 있다.
현지 쇼핑몰에 직접 입점한 브랜드는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 등을 통과한 제품에 한정돼 있지만 주요 브랜드가 대부분 입점해 있는 만큼 고가의 관세와 배송과정을 거쳐야 하는 직구보다는 현지 쇼핑몰 직접 구매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각 화장품 업체들이 현지 매장을 늘린 것도 직구 관세의 영향을 무력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현지 매장을 흔히 찾을 수 있어 굳이 직구로 구입을 하지 않고도저렴한 한국 브랜드 화장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며 “행우세 폐지 후 매출에 별다른 영향은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