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변인 논평…中외교부 "무력사용 폭력적 법집행에 불만"
[뉴스핌=이영태 기자] 정부는 3일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에 대해 공용화기를 사용한 것은 정당한 법 집행으로 중국 정부의 문제제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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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을 하다가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들이 2일 인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에 들어오고 있다.<사진=뉴시스> |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용화기 사용을 포함한 우리 해경의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중국 측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러한 법 집행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우리 측의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조직적, 폭력적이고 고의적인 중국 어민의 도전 행위에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공용화기 사용과 관련)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그리고 조직적, 고의적 폭력저항, 그 문제에 대해서 우리 정부 차원에서 중국 정부당국에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며 "중국 정부는 우선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그리고 폭력저항 근절을 위한 실효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해경이 공용화기를 사용한 수역이 중국에서 제기하고 있는 '관할해역'이냐 '전통적인 어장'이냐의 법적 구분에 대해선 "우리는 유엔 해양법 협약에 근거해서 국제법, 그리고 우리 국내법에 따라서 취한 정당한 조치라고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발생한 해경 단속정 침몰사건과 관련해선 "현재 중국 정부는 10월7일 해경단정 추돌 침몰사건을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해당 어선 소재 파악 등 관련 사항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최근 이 사건 관련 추가적인 채증자료를 중국 측에 제공했고, 중국 측이 도주 선박 및 어민에 대한 수사·검거·처벌 등 가시적인 조치를 조속히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 측의 무력을 사용한 폭력적인 법 집행 행위에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며 "우리는 한국 해경의 폭력적인 법 집행과 연관해 이미 한국 정부에 수 차례 항의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해상의 복잡한 상황에서 어선에 살상력이 큰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을 초래하기 쉽다"면서 "한국 측이 법 집행 과정에서 자제를 유지하고 법 집행 행위를 규범화하며 중국 어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과격한 수단도 채택하지 않으며 중국 어민의 안전과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해 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 관련 기관은 자국 어민 조업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해 왔다"면서 "한국 측이 중국과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한중 어업 협력 중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 해경의 공용화기 사용이 잘못 됐으며 한중관계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해양발전연구소 위즈룽(郁志榮) 연구원은 "사건이 발생한 해역에 대해 한국은 자국의 '관할해역'으로 보지만 중국 어민은 '전통적인 어장'으로 본다"면서 "한국이 영해를 관리하는 방식을 관할해역 관리에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 행위이자 비인도적인 행보"라고 주장했다.
위 연구원은 또 기관총(중화기) 사용은 적대국을 상대로 할 때나 사용하는 방식인데 한국 해경이 '수무촌철(手無寸鐵 손에 아무런 무기도 없다는 의미)'의 약자를 상대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한·중은 어업문제에 대해 공동 인식과 대화와 담판의 해결 방법을 갖고 있다"면서 "해경의 중무기 사용은 잘못된 행보로 양국 관계에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전반적인 분위기도 망치게 된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한·중 양국 관계가 사드 문제로 악화된 가운데 이번 사안은 양국 관계, 국민간 감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 해경 "나포한 중국어선 압송해 불법조업 경위 등 조사중"
한편 해경은 공용화기를 처음 사용해 불법조업 혐의로 나포한 중국어선 2척을 압송해 조사중이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전날 오후 3시께 98t급 중국어선 2척과 선원 20명을 인천해경 전용부두로 압송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중국어선은 지난 1일 오후 5시 6분께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91㎞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한 혐의로 해경에 나포됐다.
당시 이들 어선은 해경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선체에 쇠창살을 설치하고 조타실 철문을 폐쇄한 상태였다. 해경은 이들을 제압하고 나포해 인천으로 압송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중국어선 30여 척이 몰려들어 저항하자 대공방송을 이용해 퇴거 명령을 내리고 경고사격을 하는 등 M60기관총 600여 발을 발사했다.
김정식 해양경비안전본부 기동전단장은 "방송과 소화포 등 비살상무기를 사용하면서 경고했지만 경비함정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해 공용화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나포한 중국어선 2척의 선장 등 선원들을 상대로 불법조업 경위 등을 조사하고, 기관총 사격을 받고 도주한 중국어선들과의 관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