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가 일군 오리고기 성공신화…홍콩 상장 눈앞에
[뉴스핌=백진규 기자] 말린 오리고기 체인점 저우헤이야(周黑鴨)의 성공신화에 14억 중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평범한 ‘흙수저’출신이 작은 오리고기 소매점으로 시작해 14년만에 중국 500대 부호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IT영웅도 아니고 금융투자가도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일을 했을 뿐인데, 14년만에 수십억위안의 거부가 됐다.” 중국인들이 저우푸위(周富裕) 저우헤이야 창업자를 일컫는 말이다.
저우헤이야는 중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오리고기 가게다. 오리 목 다리 날개 등을 맵고 짜게 조려 포장해 판매한다. 전국 40개 도시에서 757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저우헤이야 사진 <사진=바이두(百度)> |
지난 2002년 4월 저우씨 부부는 중국 우한(武漢)에 ‘푸위특미오리집(富裕怪味鴨店)’ 1호점을 열었다. 3년 뒤인 2005년엔 저우헤이야 상표를 등록하고 오리고기 가공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인 체인점 확장에 나섰다. 2012년에는 투자전문기업 톈투(天圖)와 IDG로부터 각각 3000만위안과 1억위안을 투자받았다.
저우헤이야는 홍콩 상장을 앞두고 11월 1일부터 4일까지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 가격은 5.8~7.8홍콩달러 사이이며, 오는 11일 상장 예정이다. 가장 낮은 5.8홍콩달러로 계산하더라도 저우헤이야의 시가총액은 110억홍콩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저우씨 부부의 지분은 85억홍콩달러(약 1조2500억원)가 된다.
이에 따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500대 부호 리스트에 저우푸위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점포당 일 매출 1만위안, 시장 경쟁 심화
저우헤이야는 높은 투자수익률로 인해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창업 체인으로 꼽힌다. 직영점 한 개당 일 매출은 1만위안, 연 매출은 360만위안에 달한다. 저우헤이야 관계자는 “새로 체인을 연 뒤 2~6개월 내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인점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이익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저우헤이야의 영업이익은 2013년 12억1800만위안에서 2015년 24억3200만위안으로, 순이익은 2억6000만위안에서 5억5300만위안으로 각각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업체인 줴웨이(絕味)의 추격도 매섭다. 저우헤이야가 직영점 방식으로 체인을 늘려간 반면, 줴웨이는 가맹점 위주로 몸집 불리기에 집중했다. 2015년 말 기준 줴웨이 점포 수는 7044개로 저우헤이야의 10배에 달하며, 순이익은 3억위안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오리고기 판매 체인이 급증함에 따라 점차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거대한 오리고기 체인이 생기면서 영세 업체들의 경쟁력은 점차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