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수정됐다는 느낌 받지 않아" 기존 사석발언 부인
[뉴스핌=이광수 기자]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었던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감사가 잠적한 지 닷새만인 28일 모습을 드러내고 "최순실씨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 감사는 박 대통령 연설문 유출 사건이 불거진 지난 25일이후 외부일정과 휴가 등을 이유로 자택과 현 직장인 한국증권금융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잠적했다 이날 갑작스레 나타난 것. 이날 3시경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앞에 모습을 드러낸 조 감사는 10여분 정도 기자들 질의에 답한후 회사로 들어갔다. 이날 증권금융 앞에는 각 언론사에서 15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조인근 신임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위원 <사진=한국증권금융> |
조 감사는 이날 "최순실씨를 전혀 모른다. 이번 언론 보도를 보고 최순실씨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최종적인 연설문은 대통령이 발언하는 내용"이라며 "연설문은 통상 부속실로 넘겼다"고 덧붙였다.
조 감사는 또 "연설문에 누군가 손을 댔다고 의심한 적이 없다. 전혀 수정됐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중간에서 이상해졌다'는 등의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조 감사가 올해 초 사석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고 보도된 데 따른 해명이다.
(최순실씨와의) 연설문 사전 협의 의혹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연설문에 대해 사전에 협의한 적이 없다"며 연설문이 일반인 PC에 있는 것에 대해선 "제 상식선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갑작스런 청와대 사표 의혹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조 감사는 "글을 쓰는게 흔히 말하는 피를 말리는 작업들인데 4년 이상 해오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건강도 안좋아져 사의를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혼이 비정상' '우주의 기운'과 같은 표현을 직접 썼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청와대 보안 규정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이상하게 느낄 정도로 첨삭을 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되풀이했다.
조 감사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연설문과 메시지 초안 작성 업무를 담당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연설문 유출 시점인 2012년 12월~2014년 3월 당시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초안을 작성했다.
따라서 그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최순실씨에게 유출된 것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금융권 경력이 없는 조 감사가 올해 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되자 증권금융 안팎에선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