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자금 썰물 및 통화 하락 경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와 미국 국채가 동반 상승 흐름을 타면서 캐리 트레이더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이머징마켓의 자금 유입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95 선에서 거래됐던 달러 인덱스가 98에 근접한 동시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8% 선을 터치하자 캐리 트레이딩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선진국 채권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지역간 금리 차이를 근간으로 수익률을 창출하는 캐리 트레이딩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캐리 트레이더들은 선진국 통화를 저금리에 조달해 이머징마켓 자산을 매입하는 전략을 취한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에 채권 수익률이 오르는 동시에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보이는 시장 여건은 관련 투자자들에게 악재에 해당한다.
모간 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선진국 전반의 고용 개선과 상품 가격 안정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확신이 번지고 있고, 이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위험 자산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주식 및 위험자산을 끌어올렸고, 이는 이머징마켓의 자금 유입을 부추겼다”며 “채권 수익률이 현 수준에서 추가로 오를 경우 이머징마켓의 자금이 유출로 반전되는 한편 고수익률 통화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국 통화를 조달해 이머징마켓 자산에 베팅한 캐리 트레이더들이 이중 타격에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JP모간이 집계하는 신흥국 통화 지수는 상품 가격 상승에도 이달 들어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만 인도 루피화와 브라질 헤알화의 경우 정치권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 상승 탄력을 나타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외환 전략가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느린 회복이 펼쳐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캐리 트레이딩을 부채질했지만 선진국 금융시장의 상황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화 상승이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흠집을 낼 정도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된 만큼 트레이더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