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중국 등 정치 리스크 동시다발적 고조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정치 리스크가 과거 금융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 돼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지난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뜩이나 저성장에 신음하는 세계 경제에 역풍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Economic Policy Uncertainty사이트> |
시카고대학 스티븐 데이비스 경제학 교수가 각국 경제정치 불확실성 지수의 국내총생산(GDP) 가중평균을 산출해 만든 ‘글로벌 경제정치 불확실성(GEPU)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6년 8월 사이 GEPU지수 중간값은 그 이전 약 14년 간의 수치보다 60%가 높고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과 2009년 수치보다도 22%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스 교수는 “지난 5년 간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정치적 리스크가 최근 몇 년 사이 부진해진 세계 경제 성장세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정치 리스크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위험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파가 본격화되고 있는가 하면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포퓰리즘 정당들이 득세하고 이민 문제도 정치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도 내년 중 최고지도부 상무위원 7명 중 5명을 교체할 예정이어서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데이비스 교수는 “이례적으로 긴장이 고조된 시기를 맞고 있다”며 세계 경제 중심지 중 세 곳(미국, 유럽, 중국)에서 특히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 우려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러한 정치 불확실성이 투자와 고용까지 가로막아 경제 성장률을 끌어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향후 정치에 관한 불안이 고조된다면 기업들은 자본지출을 줄이고 이는 전반적인 수요 침체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앞으로의 잠재 성장을 해치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