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오프' 이머징 주가-통화 연일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묵은 악재를 만났다.
중국의 경제 지표 악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경계감이 위험자산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한편 시장 변동성을 확대, 이른바 ‘데자뷰’가 펼쳐졌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주식이 4일 연속 하락했고, 관련 통화 역시 3일째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과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약세를 나타냈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경계감에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국채 수익률 역시 하락했고, 엔화가 상승 탄력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9월 수출이 10% 급감했다는 소식이 젼해지면서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9월 수출 감소 폭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동시에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여기에 연준 의사록에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한 차례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부양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도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기댄 위험자산 상승 탄력을 꺾어 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헬렌 후앙 ICBC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중국 수출 감소는 글로벌 수요 둔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특히 선진국의 수출이 가파르게 떨어진 것은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최근 연일 내림세를 보인 끝에 1개월래 최저치인 888.38까지 밀렸다. 지수는 연준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신흥국 통화도 하락 압박이 두드러진다. 터키 리라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콜롬비아 페소화도 이날 1% 이상 내렸다. 멕시코 페소화 역시 최근 상승 랠리를 접고 1% 이내로 떨어졌다.
나임 애슬람 씽크마켓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와 연준에 대한 걱정을 내려 놓았던 투자자들이 다시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스티브 치아바론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지표와 연준에 대한 경계감 이외에 예멘을 중심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악재가 불거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는 금을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최근 불거진 ‘하드 브렉시트’ 리스크, 여기에 미국 기업의 3분기 이익 감소까지 맞물리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금값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드리언 애쉬 뷸리온볼트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초 금값을 끌어올렸던 핵심 요인인 중국 경제 둔화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금에 대한 과격한 매도는 기술적 요인에 따른 측면이 컸고, 강한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