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패설 스캔들 실망에 등 돌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가 1개월 이내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후원자들이 후원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음담패설이 세간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 측근들이 등을 돌리는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AP/뉴시스> |
12일(현지시각) NBC뉴스가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공화당 후원자 가운데 두 명의 ‘큰 손’이 후원금 반환을 요구했다.
한 후원자는 “트럼프 후보에 대한 실망감을 다 표현할 수가 없다”며 “그 동안 그를 후원하고 지지했던 것이 후회된다”고 밝혔다.
상당액의 후원금을 쾌척한 한편 모금에 적극 나섰던 그는 “내 아들 역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도록 한 점이 특히 후회스럽다”며 “정중하게 후원금 반환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트럼프 후보 측 대변인은 “어떤 후원자도 보도된 내용을 요구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후원금 반환을 요구한 또 다른 후원자는 트럼프 후보가 음담패설 비디오와 관련, 굴욕감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성 차별주의자를 지지할 수는 없다”며 “즉각적인 후원금 반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의 후원 단체에 따르면 이들이 직접 후원한 금액만 수만 달러에 이르며, 인맥을 동원해 간접적으로 후원에 참여했다.
100만달러 가까이 후원금을 모집한 또 다른 후원자 역시 “트럼프 후보에게 진저리가 난다”며 이번 스캔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스캔들로 지난 3일간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트럼프 후보의 후원과 지지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 진영은 올 들어 끊임 없이 분열 조짐을 나타냈고, 음담패설 비디오가 고개된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한편 트럼프 후보의 후원금 모금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본격적인 선거 캠패인 이후 모금 실적이 가장 높았던 지난 8월 후원금이 41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든든한 자금줄인 이른바 슈퍼팩(super PAC)을 제외하고도 4억달러 규모의 후원 캠페인을 운영 중인 클린턴 후보와 커다란 격차를 보이는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