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 하락과 기업 실적 우려가 겹치면서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진 한편 영국 파운드화 하락으로 달러화가 상승하면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이와 함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헬스케어 및 생명공학 섹터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증시 하락에 힘을 실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00.38포인트(1.09%) 급락하며 1만8128.66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6.93포인트(1.24%) 떨어진 2136.7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81.89포인트(1.54%) 내린 5246.79에 거래를 마쳤다.
알코아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데다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오르면서 기업 이익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하반기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로 밸류에이션을 높인 주식시장이 상승의 근거를 잃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장중 한 때 파운드/달러 환율이 1.20달러 선으로 떨어졌고,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0.8% 뛰었다.
IG의 크리스 부샴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가 주식시장을 강타했다”며 “당분간 주가는 3분기 기업 실적에 따라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FI 그룹의 존 스팔란자니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강달러와 금리 상승, 여기에 민주당 지지율 상승 등 세 가지 요인이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판단했다.
로버크 파빌리크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 전략가도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데다 유가가 떨어졌고, 달러화가 오르면서 증시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며 “알코아 실적 부진 역시 악재였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 데다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50달러 선을 넘은 데 따른 부담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 하락하며 배럴당 50.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섹터별로는 생명공학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아이셰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장중 3.6%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다.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를 압박했고, 일루미나가 매출액 전망을 떨어뜨리면서 ‘팔자’를 부추겼다.
이날 NBC/월스트리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9%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종목별로는 알코아가 실적 부진을 악재로 11% 이상 폭락했고,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을 호재로 급락장에서 0.3% 완만하게 올랐다.
유가 하락에 셰브런이 1% 가까이 떨어졌고, 모간 스탠리와 골드만 삭스, 씨티그룹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1% 이상 밀렸다.
시장 변동성은 큰 폭으로 뛰었다.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8% 급등하며 16에 근접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