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에 낮아진 밸류에이션…딜 성사까지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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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우수연 기자] 대주주가 구속돼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영권 매각 작업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영권 매각은 올 상반기 물밑 작업에 이어 최근 M&A시장에서 수면위로 올라왔음에도 매각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PE 선정조차 제대로 안된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선 최근 화장품업계의 낮아진 가치 산정과 매수-매도자간 벌어진 가격차로 연내 매각은 물건너 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대주주 정운호 전 대표가 지분 전량(73.88%)에 대한 매각을 올 상반기부터 추진해온 가운데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11월 네이처리퍼블릭은 대신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원까지 매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사실상 IPO 추진이 무산됐고 회사의 경영권 매각이 수면 위로 올라왔었다. 이후 중국계 PEF 등 다수가 관심을 보여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없는 상태.
특히 지분 가치를 매기기 위해선 회사에 대한 실사가 필수적인데 투자자를 유치하고, 매각을 주도해야 하는 PE가 딜을 끌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맨데이트(매각 자문 권한)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정 전 대표의 지분매각을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진 PE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 경영권 매각과 관련된 사안을) 아직 협의중이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시장에선 여전히 회사의 '오너리스크'가 매각 작업 진행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분을 보유한 정 전 대표가 구속 기소되면서 여타 M&A보다 가격 책정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매도자의 약점(구속 기소)가 있다보니 원매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가격을 깎으려고 할테고, 매도자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버티다보니 가격을 맞추기 힘들어진 형국"이라고 풀이했다.
정 전 대표는 지분 100% 대한 총 지분가치를 7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정 전 대표가 보유한 73.88%의 지분 가치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는 업계 컨센서스와는 사뭇 다르다. 올해 상반기 기준 417억원의 영업흑자를 낸 잇츠스킨의 경우 현재(7일 기준) 시가총액이 9100억원 수준, 84억원 흑자를 기록한 토니모리의 경우 5400억원 수준의 시총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만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네이처리퍼블릭의 전체 지분 가치가 7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
네이처리퍼블릭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한 투자기관은 "의사결정권자가 (구속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따라 딜이 진행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기업 가치 산정에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 사드 이슈 등으로 낮아진 화장품 업종의 밸류에이션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기업의 12개월 선행 추정 주가수익배율(PER)은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20~50배 수준에서 움직였으나, 최근에는 20~30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내외 화장품 기업 주가 Peer 그룹 비교(12M Fwd PER 기준) <자료=KB투자증권> |
앞선 투자자는 "특히 화장품 부문이 중국 내수 특수에 대한 주식 투자 붐에 의해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정 수준에서 (매각) 합의가 도출되기 어렵다"며 "(올 상반기 적자발생에 대해) 어디서 적자가 난 것인지 중국 성장 기대감이 유효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은 3만6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경영권 매각이 수면위로 부각되면서 20% 가량 상승한 가격이지만, 일부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거래가 되고 있어 의미있는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우수연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