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보호주의 가장 크게 고조
[워싱턴DC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보호무역이 글로벌 경제의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 교역시장에 과거 ‘막시스트’와 같은 현상이 대두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중인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2016년 연차 총회에서 보호무역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제기됐다.
왼쪽부터 세미나 진행자인숀 도넌 파이낸셜타임즈(FT) 에디터와 크리스티아 캐나다 무역장관, 에르네스토 세디요 전 멕시코 대통령, 피터 만델슨 전 EU 무역담당 집행위원, 더그 어윈 다트머스 대학 교수 <사진=뉴스핌> |
7일(현지시각) IMF 본부에서 ‘무역 : 모두를 위한 성장 엔진’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패널들은 관세 인상을 포함한 주요국의 무역장벽에 대해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더그 어윈 다트머스 대학 교수는 “근대 이후 글로벌 경제는 부채 위기를 포함한 갖가지 리스크를 맞았다”며 “현 시점에 가장 커다란 위험 요인은 국제 교역 시장에 만연한 과도한 보호주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무역장관 역시 “전세계 역사상 보호주의가 가장 크게 고조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패널들은 미국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경기 하강 기류 이외에 보호주의 무역이 확산된 근본적인 원인을 지목했다.
주요국이 국제 교역을 통해 분배의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고, 중산층에게 경제 성장에 따른 혜택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세계화가 사회 소외 계층을 보호하는 데 실패한 점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 보호주의 정책이 부상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 자유시장경제와 장벽 없는 국제 교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틀에서의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프리랜드 장관은 “각국의 정책이 단순히 국제 교역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존하는 시스템을 지향하는 거시적인 측면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경제 개방과 다양화가 고용 창출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이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정한 번영은 자국 보호를 위해 담을 쌓는 데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개방하고 다른 국가와 연결하는 교각을 구축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터 만델슨 전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개방주의와 보호주의를 이원론적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각 정책으로 수혜를 받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이해 관계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며 “세계화가 늘 이롭다는 잘못된 인식도 탈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에르네스토 세디요 전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패널로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의 법적 체계와 정책에 사실상 보호주의를 부추기는 측면이 적지 않다”며 “과도한 관세를 포함한 미국 정부의 행보가 전세계에 재앙을 일으킨 셈”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