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최근 몇 년간 중국 둥베이(東北, 이하 동북) 3성의 경기 둔화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국 당국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헤이룽장(黑龍江),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지역으로 대표되는 중국 동북 3성 지역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경기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 2015년 랴오닝, 헤이룽장, 지린의 GDP 성장률은 각각 3%, 5.7%, 6.5%로 전지역 하위 1위, 2위, 4위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해당 지역 GDP 성장률은 -1%, 5.7%, 6.7%를 기록해 우려를 자아냈다.
중국 경제가 전반적인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독 동북 3성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주요인은 ▲산업 구조 단일화 ▲과도하게 높은 국유 기업 비중 ▲노동력 상실이다. 중국의 유력 경제 매체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업계 한 전문가의 인터뷰를 인용해 “동북 3성의 경우 중공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데다 몸집만 큰 국유 기업이 많아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대다수의 젊은층은 신산업 발전이 빠른 베이징, 상하이, 광둥, 선전 등 1선 도시로 떠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국가정보센터경제전망부에 따르면 동북 지역 국유기업은 총 3180여개로 총자산은 4조6000만위안(약 760조원)이다. 이 중 작년 GDP 성장률 최하위권을 기록한 랴오닝은 국유기업 수가 1751개에 달했으며 공업 분야 내 비중도 40%에 육박했다. 또 다른 동북 지역 도시 지린(吉林)도 전체 공업 영업 매출 중 국유 기업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문제는 주요 국유기업 대부분이 철강, 시멘트, 석유 등 전형적인 과잉생산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중국국가정보센터경제전망부에 따르면 작년 동북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대부분의 국유기업이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동북 랴오닝성 내 좀비기업을 전락한 국유기업 수는 830여개에 달했다. 중국 유력 경제 매체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에 따르면 중국 500대 민영기업 중 저장성(浙江省) 기반 기업은 100여개를 기록한 반면 동북 지역 기업은 9개에 불과하다.
민간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주요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국 유력 매체 텅쉰차이징(騰訊財經, 텐센트재경)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남부 주요 도시인 광둥(廣東)성과 중부 도시 안후이(安徽) 및 쓰촨(四川)의 민간 투자 증가율은 각각 19.6%, 6%를 기록한 반면 랴오닝은 -58.1%를 기록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개혁, 민간투자유치, 성(省) 및 국가간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동북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1분기 동북 지역 발전 프로젝트에 6000억위안을 투자했으며 지난 8월에는 향후 3년간의 ‘동북진흥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 중에는 127건의 교통, 인프라, 에너지 등 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특히 중국은 국내외 지역간 협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무원발전연구센터 류스진(劉世錦) 부주임은 21스지징지바오다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안 지역 주요 경제 발전지인 광둥, 저장, 장쑤 등 지역과 특별경제발전구를 구축하고 지역별 자원을 공유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대외적으로는 제조업 강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선진 기술 습득에 힘써야다”고 조언했다.
실제 중국은 작년 12월 국무원 비준 하에 동북 선양(沈陽)에 중국·독일선양설비제조산업단지를 설립하고 스마트제조, 자동차, 고급설비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 바 있다. 해당 산업단지에는 독일의 유명 로봇업체인 쿠카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생산 글로벌 기업인 스페인 게스탐프(Gestamp) 등 35개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총 200여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